워라밸과 양성평등은 아직 갈길 멀고 
각종 정책․제도서도 ‘여성 패싱’ 여전

2021년 현재 우리나라 전체 국민 중 여성인구는 2586만 명으로 총인구의 49.9%다. 매년 여성인구가 줄어 성비는 현재 100.4다. 전문가들은 30년 후면 여성인구가 남성을 초월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여성가족부가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발표한 ‘2021 통계로 본 여성의 삶’ 내용이다. 인구와 가구, 의사결정, 일·생활 균형, 여성폭력, 고용, 소득, 건강, 사회인식 등 8개 분야에 걸쳐 우리나라 여성의 삶을 수치로 보여주는 이번 통계를 통해 그간 여성의 삶이 유의미하게 개선돼 왔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여성의 삶은 양성평등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19년 여성의 육아휴직 사용자는 2010년보다 45.1% 증가했다. 남성의 경우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여성에 비하면 미미한 수치다. 정부에서 맞벌이 부부를 위한 육아지원 등 여러 정책적 배려를 하고 있지만 지금의 육아·교육·복지 상황에서는 아이 낳아 기를 자신이 없다는 하소연도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남성과 동일하게 일을 해도 퇴근 후 가사노동이 여성을 또다시 힘들게 한다. 통계에 의하면, 2019년 맞벌이 가구의 여성의 가사시간은 3시간7분으로 여전히 남성에 비해 2시간13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나 여성의 워라밸은 ‘그림의 떡’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일자리 충격을 더 많이 받는 여성의 가사·보육 문제도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이미 여초현상인 농촌지역을 들여다보면 여성의 삶은 더욱 팍팍하다. 고령화에 따른 농업인력의 50% 이상이 여성이고 농사일 기여도도 절반을 넘는다고 인식하는 여성농업인이 과반수 이상인데 반해, 그들의 경제적 지위는 낮고 정책적 지원도 미흡하다. 

최근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농어촌여성정책특별위원회가 개최한 ‘여성농어업인 지위 및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법·제도 개선 현장 간담회’에서도 일선 여성농어업인의 실상이 그대로 드러났다. 실제, 여성농업인의 절반 이상이 농업노동을 담당하고 있으면서 농외소득 활동에 20% 이상 참여하고 있고, 여성농업인의 가사노동은 평균 4.72시간으로 남성의 0.61시간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것으로 조사에서도 나와 있다. 정부의 농촌 양성평등제도인 공동경영주 등록 과정에서도 성차별적인 요소와 공익직불제, 농민수당 등에서도 배제되는 등 아직 개선할 점이 많다는 게 대다수 여성농업인들의 목소리다.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은 여성의 행복한 삶이 있어야 가능하다. 여성의 권익이 보호돼야 하고, 소득과 건강, 문화·교육·복지·의료혜택이 도시 못지않게 보장돼야 여성이 웃는 농촌, 그래서 희망이 있는 농촌이 이뤄질 것이다. 

농촌여성신문이 창간 15주년을 맞았다. 그 동안 농촌여성의 행복 메신저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나름의 결실에 자긍심도 있지만, 여전히 여성이 행복한 농업·농촌을 이룩하기 위해 전문언론으로서의 사명과 역할에 더 매진해야겠다는 각오도 다지게 된다. 하루아침에 여성의 삶이 획기적으로 나아지지 않듯이, 농촌여성신문도 오늘 쓴 한 줄의 기사가 내일 한 번 더 농촌여성이 웃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노력을 경주할 것을 독자들에게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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