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대 고의적 자해 증가 심각, 증가폭 가장 커

코로나19 이후 고의적 자해가 급증했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의적 자해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289명으로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1225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1076명) 보다 더 증가했다. 코로나19로 인한 불안, 우울, 스트레스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가 있었지만, 정부가 중앙재난심리회복지원단을 구성했음에도 고의적 자해의 증가를 막지 못했다.

2020년 고의적 자해로 진료를 받은 인원은 2289명으로 2015년 681명에서 대폭 증가했다. 연령별로 보면 10대, 20대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10세~19세의 경우 2015년 50명에서 2020년 224명으로 4.5배, 20세~29세의 경우 같은 기간 93명에서 484명으로 5.2배 증가했다. 특히 20대는 최근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 상반기 현황만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 고의적 자해 진료 인원은 2015년 상반기 299명에서 2021년 상반기 1225명으로 증가했다. 2015년 이후 상반기 진료 인원 중 최대치로 2019년 이후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연령별 자료에 따르면 10~19세는 2015년 상반기 17명에서 올해 상반기 134명으로 7.9배 증가했고, 20세~29세는 같은 기간 42명에서 281명으로 6.7배 증가했다. 10대의 경우 작년 상반기 잠시 주춤했으나 하반기 들어 급증했으며 20대의 경우 지속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다른 연령보다 더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10대, 20대 자살 예방 대책의 실효성에 대해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30대의 경우 2019년 상반기 86명에서 올해에는 약 2배인 166명으로 증가했다.

한편, 의료급여 수급자의 고의적 자해 진료 현황을 별도로 분석한 결과 2017년 103명에서 2020년 262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40대, 50대가 각각 58명, 61명으로 다른 연령보다 많았다. 20대, 30대의 가파른 증가율, 80세 이상의 증가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의료급여 수급자의 진료 현황을 상반기만 분석한 결과 2017년 40명에서 2021년 134명으로 3.4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34명은 2017년 이후 상반기 진료 인원 중 최대치다. 저소득층의 자살 예방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는 2019년 자살예방정책위원회를 신설해 범정부 추진체계를 강화하고,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을 수립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 우울 현상 확산에 대응해 국가 차원의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운영하여 마음건강 정보제공, 심리상담을 통한 정신건강 회복을 지원하고 있다. 2021년에는 18개 부·처·청이 참여하여 6대 분야 총 67개 과제를 수립하고, 17개 시도에서 총 166개 과제를 추진 중이다. 또,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위기대상별 심리지원을 강화하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고의적 자해 현황을 분석한 결과 자살시도자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정부 대책의 실효성이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이은주 의원은 “우리나라는 자살율이 매우 높은 나라인데 코로나19로 자살위험 요인이 증가했다. 특히 청년층, 저소득층의 고립감, 불안감, 경제적 어려움 등이 심각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의원은 “성별, 연령별, 소득계층별 위기 대상의 특성에 맞는 접근이 필요하며 자살 예방을 위한 획기적 투자가 필요하다. 자살 예방 인프라를 확대하고, 전문센터, 기관 종사자들이 전문성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재정적 뒷받침을 해야 한다”고 제안하고, “고의적 자해 시도자에 대한 서비스 연계가 강화돼야 한다. 상담기관 및 자살예방센터에 적극적으로 연결하고, 사회복지서비스를 안내하는 등 응급실 기반 사후관리 사업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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