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 충북 대추호두연구소 박희순 농업연구사

대추는 예로부터 관혼상제의 예례 뿐만 아니라 음식의 부재료로 많이 쓰여 집집마다 마당에 한 두 그루씩 소박하게 키우던 과수였다. 전국에서 유일한 대추전문연구기관인 충청북도농업기술원 대추호두연구소에서 대추 생육을 연구하는 박희순 농업연구사는 ‘유박처리에 따른 대추 생육과 토양 세균 군집의 변화’ 논문을 통해 지난 8월18일 농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기존 대추의 고품질 생산을 주제로 하는 논문이 없던 실정이라 더욱 뜻깊다. 박희순 연구사에게서 우리나라 대추 연구의 최신 동향을 알아봤다.

▲ 박희순 농업연구사는 대추농가에서 실사용 하는 유박을 다년간 처리하는 연구를 통해 대추의 수량과 과실 특성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논문에서 밝혀내 대추 재배 기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추 재배 늘지만 기초 생리와 재배기술 부족
토양 변화에 따른 대추 생육환경 연구에 역점

- 주경야독으로 학문에 정진하면서 어떤 마음이었나?
현장에서 대추를 접하면서 학문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깨닫게 됐고, 보다 깊이 있는 연구를 펴고 싶었다. 일과 학문을 병행하는 과정이 녹록치는 않았다. 특히 기혼 여성의 경우 가정일이 더해지는 상황에서 주변의 도움과 배려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혼자 열심히 했다기 보다는 주변에서 도와줘서 무사히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었던 거 같다.

- 대추 연구에 역점하게 된 이유?
최근 전문적으로 대추를 과원으로 형성해 소득을 올리는 농가수와 재배 면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대추는 기상현상에 민감한 작물로 연도별 착과량 변동이 크고, 아직 다른 과수에 비해 기초 생리연구가 부족한 실정이었다. 그로인해 농가에서는 시행착오를 겪으며 재배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기존에 대추 가공기술에 대한 논문은 나와 있었지만 재배기술 개발에 대한 대추의 기초생리 연구가 우선시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안정적인 대추 생산을 위한 토양 양분 등의 기초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 이번 논문에서 발견한 연구결과를 소개한다면?
대추를 재배할 때 화학비료와 병행하거나 대체하기 위한 양분 공급용으로 다양한 유기자재들을 사용하게 된다. 그중 농가에서 많이 사용되는 유박을 다년간 처리해 대추의 수량과 과실 특성을 화학비료 처리와 비교하여, 양분 공급원으로서 유박 비료의 활용성을 평가하고자 했다. 또한 토양에 투입되는 화학비료나 유기자재에 따라 토양의 화학성, 토양 세균의 다양성과 풍부도가 달라지는데 이러한 토양 세균 군집의 변화는 토양 양분 순환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유박의 처리에 따라 형성된 토양 세균 군집이 대추 생육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중점 연구했다. 대추과원에는 이 같은 주제로 연구한 바가 없어 직접 밝히고자 했다.

- 충북 보은은 고품질 생대추 생산으로 알려져 있다
보은은 일조량이 많고 일교차가 큰 기후에서 재배돼 생대추의 맛이 좋다. 전문적인 생대추 재배를 위해 비가림 시설을 구축한 농가가 많아 과피는 얇고 과실이 크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나무에서 충분히 성숙한 과실을 농업인이 일일이 손으로 고르고 수확하기 때문에 당도가 높고 품질이 균일한 장점이 있다. 충북도의 대추산업 발전을 위해 전국에서 유일한 대추전문연구기관인 대추호두연구소가 농가에 맞춘 연구에 정진하고, 대추농가에 필요한 기술 지원 등으로 농가에 힘이 되도록 하겠다.
- 대추재배 농업인에게 한말씀 
‘농작물은 농부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말이 있다. 그해 기상에 따라 대추 수확량이 좌우되는 것은 어찌할 도리가 없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비배관리, 관수, 병해충 방제 등 농부의 정성과 노력을 통해 품질 좋은 대추 생산이 가능할 수 있다. 대추호두연구소에서도 대추과원 현장에 꼭 필요한 기술 개발을 위해 힘껏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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