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응수 원장의 건강한 중년 100세

땀은 우리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첫 번째 신호...

인간을 36.5℃를 유지해야 하는 난로라고 한다면, 운동·비만·발열 등으로 난로가 과열될 때 물을 뿌리는 냉각수는 에크린 땀이다. 그래서 결핵이나 폐렴 등의 염증이 있을 때 얼굴에서부터 땀이 난다. 이처럼 땀은 우리 몸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여서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이 생겼을 때도 첫 번째 신호로 얼굴에 땀이 난다. 당뇨도 마찬가지다. 당뇨의 특징을 다뇨(多尿), 다갈(多曷), 다식(多食)이라고 하지만 오히려 얼굴에 땀이 나는 것이 첫 번째 증상인 경우가 적지 않다.

갑상샘의 기능이 잘못돼도, 폐경(갱년)이 돼도, 드물게 머릿속에 이상이 있어도 얼굴에 땀이 난다. 긴장해도, 술을 많이 마셔도, 담배를 피워도 얼굴에 땀이 날 수 있다. 따라서 얼굴 다한증의 원인을 알아내려면 가슴 사진, 심전도, 갑상샘 기능,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 검사 등이 필수적이고, 경우에 따라 초음파나 핵의학검사가 필요하다.

이제 갑상샘에 대해 알아보자.
갑상샘은 목 앞에 있는 작은 장기이지만 어릴 때는 뼈와 뇌의 성장과 발육을 도와주고, 어른이 되면 신체활동에 필요한 에너지와 열을 발생시켜 항온동물인 인간의 난로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갑상샘의 기능이 올라가는 것이 기능항진증이고, 떨어지는 것이 기능저하증이다. 갑상샘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 갑상샘 기능항진증은 그레이브스(Graves)병, 또는 바세도우(Basedow)병이라 하는데, 스무 살부터 쉰 살 사이의 여성에서, 남성보다 서너 배 많이 발생한다.

갑상샘 기능이 올라가면 더위를 참지 못할 뿐 아니라, 심장이 빨리 뛰고, 손이 떨린다. 갱년기 증상처럼 열이 확 오르면서 땀이 줄줄 흐르며 쉽게 흥분한다. 목 앞이 불룩해지고, 심하면 눈이 튀어나오는 안구돌출증까지 생긴다. 위장의 운동은 활발해져 배는 고프지만 설사가 잦아 오히려 체중은 준다. 이 병은 우리 몸의 면역계가 자신의 세포를 다른 사람의 것으로 잘못 알아 공격하는 자가면역질환이 원인일 수 있다.

갑상샘 기능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병은 하시모토 갑상샘염이다. 이 또한 우리 민족과 일본인에게 주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이 갑상샘염이 처음 생길 때는 파괴되는 갑상샘에서 호르몬이 나와, 오히려 갑상샘의 기능이 올라가서 얼굴에서 땀이 난다. 그러나 병이 진행되면서 기능이 떨어져 다한증이 사라지게 된다. 갑상샘의 기능은 피로 검사할 수 있으며, 갑상샘 스캔을 하면 영상으로도 엿볼 수 있다.

또 정확히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손, 겨드랑이 등의 다한증을 수술(흉부 교감신경절단술) 후 얼굴에 땀이 느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자극적인 것을 먹거나 볼 때 땀이 나는 미각성(감각성) 다한증 위주여서 얼굴 다한증이라고 하지 않는다.

<김응수/웃는세상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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