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트러스트포럼 문무일 대표

‘믿음은 하면 믿음이 분다’는 슬로건으로 신뢰운동 기치를 든 트러스트포럼(The Trust Forum) 문무일 대표를 만났다. 그는 1987년 미국 워싱턴에서 한인미디어인 동양방송(TBC)를 설립한 MBC문화방송 출신의 방송인이다. 미국 내 한인 이민자들은 언어 소통과 바뀐 생활환경에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타민족에 비해 빠르게 정착했지만 상호 불신도 팽배했다. 이에 문 대표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신뢰회복운동’을 주제로 캠페인 방송을 했다. 잃어가는 믿음을 찾기 위해 신뢰를 화두로 한인들 설득에 나섰던 그가 대한민국에서 본격 신뢰운동의 불을 지피고 있다.
2012년 서울을 중심으로 고향인 목포 등지에서 신뢰회복국민연합을 운영했던 그는 지난해 서울에서 ‘트러스트포럼’을 통해 본격적인 신뢰운동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문 대표를 만나 신뢰운동의 포부와 구상을 들어봤다.

 

한국이 빠르게 선진국이 된 것은
국민의 특출한 재능과 열정 덕분...
신뢰와 화합정치로 발전 이어가야

일찍부터 약속의 중요성 몸에 배
“저는 전남 영암군 월출산에 있는 도선국사가 창건한 도갑사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 여섯 살 때 친가인 전남 신안군 안좌면 자라리 자라국민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당시 교훈이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되자’였어요. 어린 나이라 처음엔 잘 이해가 되지 않아 거부감이 있었지만, 청년이 되면서 이 교훈이 생활덕목이란 걸 깨닫고 신뢰를 소중하게 여겼습니다.”
문 대표는 중앙대와 중앙대 대학원에서 국문학과 방송학을 전공했다. 1968년 MBC에 아나운서로 입사해 서울본사와 부산문화방송을 오가며 활동했다.

“부산MBC에서 일할 때 해운대 백사장에서의 ‘비치아워’ 방송무대를 잊을 수 없어요. ‘바다에서 만납시다’라는 생방송 전담사회자로 제 이름을 많이 알렸죠. 문화방송 입사 전엔 유명 MC인 이상벽 씨와 세시봉 음악감상실에서 교대로 사회를 보기도 했었어요. 이상벽 씨는 ‘대학생의 밤’, 저는 ‘청춘1번지’를 맡아 진행했지요. 문화방송 근무 8년차이던 1976년 대한조선공사 공장의 새마을 담당으로 3년간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본질 흐려진 새마을운동서 손 떼다
문 대표는 1980년 창설된 민간주도의 새마을운동 추진단체인 새마을운동중앙본부 창설요원으로 참여했다. 당시 농협중앙회장을 지낸 한호선 회장이 그를 추천했다고 한다. 그곳에서 홍보과장과 홍보부장으로 5년8개월을 일하다 1987년 그는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다.
“새마을운동중앙본부 일이 새마을운동 본질에서 상당히 벗어나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일에 거부감이 컸고, 그래서 인적 청산과 조직정비가 절실하다고 위에 건의를 했어요.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동생이었던 전경환 회장이 이 건의를 수용했었다면 아마 미국행을 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웃음)”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에는 가수 이장희 씨가 라디오코리아를, 문무일 대표는 1988년 동부인 워싱턴에 동양방송(TBS)를 설립해 교민을 대상으로 방송을 했다. 미국에 체류한 25년 중 20년간 방송을 했다. PD와 기자, 아나운서까지 1인3역의 일을 해야 해서 무척 고달팠지만 교민에게 좋은 지식정보와 메시지를 주는 일이었기에 보람 있었다고 그는 회상했다.
문 대표는 미국에 살다보니 교민들이 영어도 잘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타국 교민보다 더 빠르게 정착해 성공을 거두며 미국사회에서 서민영웅으로 우뚝 서는 모습에 많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안타까운 일도 많이 봐왔다고 그는 말한다.

“우리 교민들은 서로 화합을 잘 안 하는 거예요. 서로 믿질 않아요. 그래서 한국교민들끼리 동업도 안 됩니다. 우리 교민끼리의 파트너십 성공사례를 거의 보지를 못했습니다.
한국은 천연자원이 절대부족한 자원빈국입니다. 인적자원만이 경쟁력이죠. 대한민국이 빠르게 세계적으로 선진국이 된 것은 국민들에게 특출한 재능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997년 제 방송을 통해 교민간 불신 해소와 신뢰 회복, 교민 단합을 위한 캠페인 방송을 했어요. 그러다보니 성과가 보이는 겁니다. 이 운동을 미국에서보다 한국에서 하게 된다면 국민 모두가 단합해 나라 발전을 이끌어 세계를 선도하게 될 거라는 확신을 갖고 2012년 한국으로 돌아온 겁니다.”

신뢰회복을 범국민으로 삼아야
문무일 대표는 귀국 첫 해 서울중앙본부를 시발로 지속적인 캠페인을 하고 있다. 트러스트포럼은 정치인, 법조인, 언론인, 기업인 등 노년부터 청년에 이르기까지 100여 명의 회원이 참여하고 있다. 이 포럼은 세대간 갈등 해소와 ‘대한민국을 젊게 하자’라는 슬로건으로 추진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엔 매월 사회 저명인사를 강사로 초청해 신뢰회복을 주제로 한 강연을 들었습니다. 포럼이 열릴 때마다 신뢰 문화에 도움이 되는 회원의 의견을 듣고 쌍방소통이  가능토록 분위기를 마련합니다. 이 모임을 통해 국민간 신뢰의 폭 넓히기와 유능한 인재양성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문 대표는 이 운동을 국민 모두가 함께 하며 신뢰 회복과 단합의 힘을 모아 국가발전의 동력으로 삼으려면 거국적인 국민운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기에 이 운동에는 정부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운동이 국민들에게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고, 직접 참여해 실천까지 할 수 있게 하는 일은 매우 힘듭니다. 그렇지만 이 운동이 정부 주도의 국민운동으로  확산되는 것에 목표를 두고 그 초석을 닦는데 열과 성을 다할 겁니다. 물론, 버겁겠지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지도자의 리더십은 신뢰에서 시작
문 대표는 정치지도자의 리더십은 국민의 신뢰를 얻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불행히 대한민국은 건국 후 70년 이상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정부와 정치지도자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이 적다고 아쉬워한다.
특히 문무일 대표는 요즘 들어 대한민국 사회에서 사람과 사람사이의 신뢰와 화합, 정신적 유대가 크게 쇠퇴하고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내년에 치러지는 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차기 정부는 국민이 믿고 따르는 신뢰 있는 정부가 들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최우선적으로 신뢰 회복, 국민 통합, 화합 정치에 주력해야 합니다.  특히 최근에 나라발전이 정체된 상황에서 국민들의 재능을 최대한 결집해 국가발전의 동력을 삼는데 힘써야 합니다. 신뢰 회복을 통한 정직한 국민, 믿을 수 있는 국민, 친절한 국민으로 거듭날 때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의 강대국으로 나아가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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