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나라살림이 역대 최대치인 604조4000억 원으로 편성됐다. 올해보다 8.3% 증가한 슈퍼예산이다. 이러한 규모의 정부 예산안이 발표된 가운데 여전한 농업홀대 예산 편성을 두고 농업계가 실망과 반발을 금치 못하고 있다. 내년도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은 16조6767억 원으로 전년대비 2.4%에 증가에 그쳤다. 전체 증가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전체 예산대비 2.8%에 불과해 지난해에 이어 3%를 벗어나지 못했다. 정부의 농업포기 예산 편성에 농업계가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고, 농업인력 부족에 따른 인건비 상승, 농식품 소비 위축 등으로 위기에 처해 있는 우리의 농업·농촌을 정부가 지킬 의지가 없음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농업인들은 성토하고 있다. 게다가 농업정책의 한 축이었던 취약계층 농식품 지원사업 등 정책수혜자의 만족도가 높고 농업·농촌 홍보와 국산 농축산물의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 등에 기여하고 있는 사업 예산도 전혀 반영되지 않은 것에 농업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나마 여성농업인들이 그간 꾸준히 요구해온 여성농업인 특수 건강검진 예산이 적은 액수이지만 반영된 것에 환영과 함께 추후 예산 증액을 통한 실효성 있는 사업 추진을 기대하고 있다.

이제 공은 국회로 넘어갔다. 내년도 예산안은 국회 심의·의결을 거쳐 12월 중 최종 확정되게 된다. 농업계는 국회 협의 과정에서 얼마나 농업·농촌 회생의 의지를 보여줄지 지켜보고 있다. 우리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생명산업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그에 걸맞은 예산이 확보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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