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8년 9월1일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인 ‘여권통문’이 발표됐다. 당시 가부장적 사회구조에서 여성의 평등한 교육권과 직업권, 참정권을 주장하는 내용을 담은 이 ‘여권통문’이 발표된 9월1일부터 일주일 정부는 양성평등주간으로 지정해 다양한 기념행사와 사업을 펼쳐오고 있다.

올해로 26회를 맞은 양성평등주간을 지나며 그간 우리의 성평등 인식이 얼마나 개선됐는지 되짚어봐야 한다. 정치·경제·사회 등 전 분야에서 여성의 참여가 늘어났지만 유리천장 한계가 여전하고, 특히 전통적 사고방식이 아직 뿌리 깊은 농촌사회에서 양성평등이 실현이 더디다. 고된 농작업을 대신하는 대부분의 농기계는 남성 위주로 설계돼 있고, 대다수의 여성들은 힘든 육체노동으로 골병들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가사와 육아, 돌봄, 그리고 농사일까지 하면서도 ‘당연함’이란 성불평등한 인식에 여성들의 권리는 묻혀버리곤 한다. 지방농정과 각종 위원회, 농협 등에도 여성의 참여가 미미하다. 다행히 정부가 여성농업인을 ‘양성평등 강사’로 위촉해 농촌지역 양성평등 인식 확산에 나서고 있는데, 이에 대한 남녀의 반응이 좋아 더 확대되기를 기대해본다.

올해 양성평등주간의 ‘더 좋은 세상, 성평등을 향해’라는 슬로건이 단지 구호에만 그치지 않고 진정한 양성평등 사회로 나아가는 촉매가 되길 바란다. 이를 위한 정부와 지자체, 민간부문의 적극적인 교육과 홍보, 사업 등도 병행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123년 전 부르짖었던 여성의 목소리가 지금 현재 제대로 실현되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하고 반성하는 게 우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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