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하고 처음 맞닥뜨리는 두려움이 그토록 뽑아냈는데도 금세 무성한 잡초를 대하는 일이라고 한다. 특히 밭농사는 절반이 온통 잡초를 뽑는 일이다. 주요 작물을 심기 전부터 수확할 때까지 효율적인 잡초관리가 농사의 성패를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농사까지 아니어도, 시골에서 산다는 것만으로도 잡초를 떠나서 생각하기 어렵다. 귀촌의 가장 큰 불편함 역시도 마당이나 텃밭의 잡초를 제거하는 일이라고 한다. 휴식처럼 시골에 마련한 집 한 채. 주말마다 내려가서 하는 일의 대부분이 풀매고 오는 것이다.

인디언 속담에 ‘잡초는 없다’는 말이 있다. 최근에는 그동안 잡초로 여겼던 많은 토종 식물들이 건강작물로, 화초로 대접받고 있기도 하다. 엉겅퀴, 토끼풀, 강아지풀, 꽃다지, 개망초 등등 많다. 잡초의 사전적 의미는 가꾸지 않아도 저절로 자라는 불필요한 식물이다. 언뜻 잡초를 농작물화하면 농사가 참 쉬울 듯 싶기도 하다.

최근 들어 인간에 불편한 것들과의 ‘동행’이 많이 얘기되고 있다. 감기독감이나 신종플루처럼 코로나19도 인간의 삶 속에 함께 하는 질병으로 받아들여질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시골생활의 첫 번째 조건은 잡초에 대한 동반자적 인식이다. 귀농도 귀촌도, 아니 자연을 즐기려면 풀과의 동행을 받아들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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