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앳된 소녀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우리는 이제 역사 속에 천천히 죽어가겠죠.”라고 호소한다. 이란의 한 인권운동가의 트위터에 소개된 이 영상이 세계인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지난 8월15일 아프간 정부와의 내전에서 승리한 탈레반은 특히 아프간 여성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슬람 전통 복장인 부르카를 입지 않고 외출했다는 이유로 탈레반이 현장에서 한 여성을 사살한 사진이 공개되기도 했다. 탈레반의 무자비한 억압을 피해 아프간을 탈출하려는 수많은 시민들이 카불공항에 몰려들면서 공항은 아비규환에 빠졌다. 

부정과 무능으로 자멸한 아프간을 보면서 북한의 핵을 머리에 이고 있는 우리에게 타산지석이 아닐 수 없다. 미국이 2001년 9.11테러 이후 아프간전쟁과 재건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다. 미국이 아프간에 지원한 국방비는 대부분 지도층이 빼돌렸다. 패망이 짙어지자 아프간 대통령은 현금을 싸들고 국외로 도망갔다. 월급만 받는 유령군인, 무기를 팔아먹는 군인이 생겨났다. 나라를 지킬 의지가 없는 아프간을 더 이상 지원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미국은 철수를 강행했다. ‘아프가니스탄의 눈물’이란 영화가 현실이 돼 생생히 다가오고 있다.

아프간 패망을 보면서 미래의 한국의 현실이 될까 두려움이 앞선다. 자국을 지키려는 의지가 없는 나라에는 ‘영원한 동맹은 없다’는 강력한 경고를 보낸 이번 사태를 보면서 우리는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느슨해진 안보태세를 다잡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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