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자체 여성농업인사업 인사이드 – 충청북도 농촌공동아이돌봄센터사업

농림축산식품부 ‘제5차(2021~2025) 여성농업인 육성 기본계획’ 4대 전략과제의 내용에는 지자체 여성농업인 전담부서의 설치·확대 계획이 담겨있다. 이번 호에서는 충북도 농업정책과에서 여성농업인업무를 전담하는 박희제 주무관을 통해 농촌자원을 활용해 특화된 교육을 운영하는 괴산 송면어린이집 사례를 알아봤다.

▲ 송면어린이집 이수진 원장은 자연을 가장 큰 스승이라고 믿는 교육 철학으로 농촌 아이들과 살아있는 교육을 함께 나누고 있다.

농촌자원 활용한 교육프로그램에 학부모 모여들어
어린이집-농촌가정 소통하며 마을에 활기 불어넣어

주민 염원 모아 어린이집 개원
충북 괴산 송면리에 귀농·귀촌인이 유입되면서 2009년 많은 아기가 태어났다. 현장에서 만난 이수진 원장은 주민들이 아이를 맡길 보육기관을 찾아 산 너머 ‘리’보다 큰 ‘읍면’의 어린이집을 보내야했다고 한다.
“아이 보육을 골짜기 안에서 해결하자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있었어요. 주민들이 한마음으로 지자체에 건의해 2012년 송면어린이집 개원이 준비됐습니다.”
송면어린이집은 농촌소규모보육시설확충사업(현 농촌공동아이돌봄센터사업)을 지원 받아 주민들의 뜻으로 세워졌다.
“농촌은 농사짓는 주민이 많아 아이를 안전하게 맡길 수 있는 곳이 필요해요. 옛날에는 대가족이라서 조부모님과 사촌어른들이 육아 협력자가 돼 마을 안에서 육아가 해결됐지만, 요즘은 핵가족화 되고 이웃과 왕래도 적어 육아가 어려워졌어요. 어린이집이 농촌에서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제2의 집’ 되다
국공립 송면어린이집에 위탁을 신청해 원장이 된 이수진 원장은 농촌 어린이집의 가능성을 일찍부터 발견했다.
“도시에서 주목 받는 숲어린이집, 숲유치원을 등록하려면 경쟁이 치열해 줄을 세우고, 교육비도 비싸죠. 송면리는 지천에 널린 게 자연이었어요. 원장이 되면 산으로 들로 체험활동에 나서고, 텃밭에서 작물을 심고 수확해 김치와 된장 담그면서 아이들에게 자연을 가르쳐주고 싶었어요.”
송면어린이집 텃밭에는 고추와 딸기, 방울토마토 등이 자란다. 자연을 가장 큰 스승이라고 믿는 교육 철학이 아이들을 움직이게 하고 있었다.
“계절에 따라 세시풍속에 맞춘 활동을 진행하면서 아이들에게 어린이집을 제2의 집으로 느끼도록 만들어요. 어린이집에 왔을 때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말이죠. 아이들의 에너지가 되는 먹거리도 한살림 생협을 통해 유기농 식재료만 씁니다.”

마을, 학부모 초대하며 활기 되찾아
“농식품부 농촌공동아이돌봄센터사업 지원금은 의미있어요. 아이들이 자연을 찾아 나서는 교통비와 프로그램개발비, 교구·교재비, 제새공과금을 지원해주는데, 프로그램개발비를 활용해 특별활동을 운영하고 있죠.”
이 원장은 학부모들이 소통하는 ‘방모임’도 운영한다고 전했다. 방모임은 분기별로 부모님들이 모여 보육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다. 선생님도 의견을 수렴하고, 부모님들끼리 연령대별 육아지혜를 멘토멘티가 돼 나누는 사랑방 역할도 하고 있다.
“요즘처럼 추석이 다가올 때 조부모님을 어린이집에 초대해 추석보내기행사를 가집니다. 오전10시에 모두 모여서 송편을 빚고, 뒷마당에 조성된 밤나무 4그루에서 밤을 주워요. 보육선생님들이 준비한 떡국을 먹고, 같이 만든 송편도 포장해드립니다. 손주와 같이 살아도 어린이집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모르시잖아요. 조부모님들이 내년에도 또 불러달라고 참 좋아하셨어요.”
이수진 원장은 조손가정이 그동안 학부모 모임에 참여해 소외감을 느끼다가 조손가정만 초대하는 추석보내기행사에 참여하면서 조부모들이 서로 인사하며 가까워지는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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