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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 위해 농수산물 볼모 삼으면 안 돼추석 앞두고 농어업계 ‘청탁금지법’ 개정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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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8.20  10:4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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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 선물권고안’으로 농어민 또다시 궁지로...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들녘의 오곡백과가 가을볕을 받아 풍성한 결실을 맺고 있지만 농민들의 가슴은 타들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농산물 판매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추석대목 경기마저 불안케 하는 정부의 발표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올해 초부터 청탁금지법의 취지를 지키면서 농어민의 어려움을 덜어줄 방안으로 민간부문에서 활용할 수 있는 ‘청렴 선물권고안’을 마련 중이다.

이는 민간부문의 이해관계자 사이에 적용할 적정 선물가액을 정한 윤리강령으로, 개정이 까다로운 청탁금지법과는 달리 명절, 경제상황 등을 반영해 탄력적으로 가액기준을 조정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민간부문 ‘청탁금지법’이라고 볼 수 있다. 공정하고 청렴한 사회를 만들어가겠다는 이 같은 취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문제는 시장개방과 청탁금지법에 이어, 코로나19로 불황의 늪에서 허덕이는 농어업 분야에 또 다른 타격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점이다.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한종협)는 지난 20일 정부 세종청사 권익위 정문 앞에서 청탁금지법상 농수산물 및 농수산가공품 선물가액 상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과 청렴 선물권고안의 폐지를 주장했다. 이날 한종협은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환경 변화로 농수산물 생산과 판매에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농어업인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서는 관련 대책 마련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명절 선물 비중이 높은 국내산 농수산물 소비 행태를 고려할 때, 청탁금지법상 선물가약 상향 시 별도의 사회적 비용 없이 국내산 농수산물 소비 증진으로 농어가 경영안정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한종협은 기자회견에서 민간영역까지 청탁금지법을 적용하는 청렴 선물권고안 철회와 올해 추석 농수산물 및 농수산가공품 선물가액 상향을 위한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 매년 명절 선물 가액 상향 정례화를 위한 청탁금지법 개정 등을 촉구했다.

한편,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어느 정도 깨끗한 사회가 됐다고 여겨왔는데, 최근에는 언론을 떠들썩하게 한 사건이 국민들에게 다시 한 번 실망감을 주고 있다. 일명 ‘수산업자 게이트’라 불리는 이 사건에 정·관계뿐만 아니라 언론인, 연예계 유명인사까지 연루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수백억대 사기행각을 위해 벌인 전방위 금품 살포에 어떤 처벌이 주어질지 국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검찰, 경찰, 정치인들에게 부정한 청탁을 해도 그들이 청탁금지법으로 처벌됐다는 뉴스를 접하기 힘든 것을 보며, 겨우 10만 원짜리 선물에도 ‘청렴’의 잣대를 들이대 농어민의 숨통을 조이고 있는 권익위가 진정 국민들의 공감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농수산물이 부정청탁의 대가로 취급받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법은 권력과 돈에 상관없이 모든 이에게 공정하게 적용돼야 한다. 다만 그 법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유연함도 있어야 한다. 추석을 한 달여 앞둔 지금, 코로나19로 어둠의 터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농어업계의 힘든 현실을 권익위가 다시 한 번 고려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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