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는 ‘한국벤처농업대학’에 재학중인 농업인들이 ‘2009 A&V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이 행사에서 가장 이목을 끈 것은 벤처대학 출신 농업인들이 벌인 ‘농산물 패션쇼’였다. 포도로 멋을 낸 디자인한 원피스, 볏단으로 만든 원피스, 파와 마늘로 만든 원시인 옷, 배추잎 모양의 한복 등은 그런대로 미적 감각을 인정해 줄 수 있을 만큼 호응도 얻었다. 아마 옛 어른들이 이 행사를 보셨다면 “먹는 음식물로 무슨 장난이냐”고 일갈하셨을 지도 모르지만 이날 행사장에 모인 관객들은 남다른 용기와 발상으로 농산물 패션쇼에 나선 벤처 농업인들을 크게 성원해 줬다.

‘농산물 패션쇼’. 참으로 기발한 발상이고 또 그것이 실제 행사로 진행됐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우리 농업인들이 당당하게 우리 농산물로 자신의 디자인 감각을 표현해 보이는 것은 말 그대로 ‘벤처정신’이 없이는 힘든 일이다. 그런 면에서 이 행사는 농업분야의 관심끌기용 행사나 눈요깃거리로 치부되어선 안될 것 같다. 농산물 패션쇼의 취지와 정신은 무한한 도전과 성취를 추구하는 벤처농업인의 ‘정신자세 가다듬기’ 트레이닝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의미를 두어야 할 것은 누가 어떤 농산물로 어떤 패션을 선보였느냐가 아니라 이들이 보여준 발상의 전환과 도전정신이다. 이제 이 벤처정신을 갖고 세계를 상대로 우리 농산물의 진정한 경쟁력을 보여주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그래야 음식물 갖고 장난(?)한 이날의 허물도 용서가 될 테니까.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