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전남 나주‘미스터프룻’ 농장 박정규 대표

▲ 미스터프룻 농장의 애플수박은 5월부터 10월까지 꾸준히 수확한다. 사진은 출하될 애플수박을 들어보이는 박정규 대표.

광고전문가에서 이색과일 전문가로 ‘우뚝’
귀농 5년차 “소비자 놀랄 멋진 제품 만들 것”

 평범한 것은 싫다!
‘품질 뛰어나고 차별화’ 신념

전라도는 나주와 전주에서 유래했다. 나주시는 조선시대 나주목으로, 전주 다음으로 큰 도시였다. 그렇지만 해방이후 도시화 공업화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현재는 인구 11만여 명으로, 대표적인 인구감소 지역이 되고 말았다. 

나주 혁신도시가 조성되고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촌경제연구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 농산업 관련 기관이 들어서면서 산간지역과 나주평야를 중심으로 농산업의 발전 가능성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서일까. 나주는 최근 전국적으로도 귀농귀촌이 활발한 지역으로 꼽힌다.

나주시 다도면은 북쪽으로 나주호(길이 496m)와 하마산, 서쪽으로 용재산, 덕룡산, 연봉산 그리고 동남쪽으로 광덕산, 국사봉 등으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산간농업지역이다.

▲ 스마트 시설하우수에서 애플수박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광활한 나주호 아래로 덕림천을 따라 걷다보면 애플수박을 비롯해 다양한 이색과일을 재배하며 농사에 새로운 창의력을 불어넣고 있는 박정규 대표(38)의 ‘미스터프룻’ 농장을 만날 수 있다. 미스터프룻 농장은 스마트팜(온도, 습도, 일조량, 토양수분, 당도예측, 자동개폐, 데이터축적 등) 체계가 갖춰진 시설하우스 3개동이다.

“언제나 궁금증을 자아내게 되는, 그러면서도 깜짝 놀랄 만큼 맛있고 신선한 느낌의 이색과일들을 제대로 재배하고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것이 하루하루 농작업의 목표입니다.”
박정규 대표는 고향으로 돌아온 나주의 대표적인 청년농부다. 광고학을 전공한 박 대표는 대학 때와 6년 정도의 직장생활이 타지생활의 전부였다. 그리고 어느 날 문득 애플수박과 함께 고향으로 돌아왔다.

“직장생활은 방송계 쪽에서 3D영상과 촬영보조 그리고 광고회사 등을 다녔었지요. 광고나 방송이라는 것이 항상 새롭고 창의적이어야 하는 경우가 많지요. 대학 때부터 발상의 전환을 통한 창의적 업무를 늘 염두하고 살았지만, 직장생활을 통해서 새롭게 보고 만들고 하는 것들이 익숙해진 것 같습니다.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고향이, 부모님이 그리웠지요. 특히 혼자 살다보니까 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마음 한 구석에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꿈을 항상 꾸고 있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박 대표는 광고의 창의적 관점이 농사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농산물에도 트렌드와 창의력을 적용하고, 새로운 아이디어와 열정을 가진다면 나름대로 고향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해낼 수 있겠다는 자신이 있었다.
“봄에 부모님 곁으로 귀농을 했습니다. 그러면서 생각한 것이 농사를 짓더라도 누구나 다 재배하는 작물이 아니라, 사람들에게 호기심을 줄 수 있고, 또 나한테도 신비로운 작물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제일 먼저 선택한 작목이 애플수박입니다.”

박 대표는 처음부터 친환경 이외의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유용미생물군(EM) 농법이다. 농약이나 화학비료 대신 유용미생물로 발효시킨 퇴비만을 지금껏 고집하고 있다.
“벌써 귀농 5년차를 맞고 있습니다. 무농약으로 최대한 화학농약을 줄이고, 미생물을 근거로 하는 친환경 퇴비를 활용하다보니까 토양도 예전보다 오히려 더 좋아졌다는 것을 느낍니다. 부모님이 근처에서 고추, 콩 등 노지작물을 농사짓고 계시는데, 제 영향을 받아서일까요. 요즘은 부모님도 무농약 재배방식으로 바꿨지요.”

박 대표의 애플수박이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에는 서울의 렉서스 복합문화센터와 업무협약도 했다. 그리고 이 업체는 박 대표의 ‘정직한 신념’과 ‘친환경 재배방식’을 소개하며 그가 재배한 애플수박으로 아이스크림과 생과일 주스, 모히또, 수박 라떼 등을 만들어 판매했다.

“애플수박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이색과일들을 ‘미스터 프룻’이란 이름으로 소비자에게 선보이는 즐거움이 큽니다. 대표적인 것이 지난 2018년도에 우리 농장에서 중국 황실의 진상품이었다는 고당도 멜론 ‘하미과’를 재배테스트해서 성공시켰지요. 하미과는 16브릭스 이상의 고당도 멜론으로 아삭한 식감이 일품입니다.”

박 대표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평범한 것이 싫었다. 차별화되고 품질도 뛰어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래서 언제나 새롭고 참신한 농작물을 선보여야 한다는 것이 신념이다.
“애플수박하면 미스터프룻을 떠올리는, 한 마디로 애플수박의 ‘끝판왕’이 되고 싶어요. 또 끊임없이 2차 가공식품을 만들어 낼 계획입니다. 물론 시중에서 쉽게 만날 수 없는 제품이어야겠지요. 소비자를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는 제품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귀농과 함께 지자체 또는 농업관련 단체의 각종 교육을 거른 적이 없다. 특히 다양한 사회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박 대표의 입버릇처럼 농업의 기본인 ‘정보와 지식’을 쌓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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