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 고

▲ 박기수 경상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경남농업안전보건센터장

"각 도마다 
 농업안전보건센터 
 반드시 필요"

세계보건기구는 고령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지금 질환관리보다는 자신이 처한 환경에서 본인의 기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보건사업을 하는 것을 권하고 있다. 즉, 농작업을 하고 있는 농업인들에게 해당 농작업과 결부된 안전보건사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농업인들의 업무상 질병을 만성질환 관리 측면에서만 다뤄서도 안 될 것이다. 농작업 현장에는 안전 및 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들이 상주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은 농작업을 인간공학적으로 하는 것이지만 우리나라 농작업 특성상 힘들다. 그래서 농업인이 하는 농작업 특성을 고려한 건강관리 방안이 필요하다. 

농식품부는 ‘농어업인 삶의 질 향상 및 농어촌지역 개발촉진에 관한 특별법’ 제15조의2에 따른 농업안전보건센터를 지정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5곳(강원·충청·전라·경남·제주)에 농업안전보건센터가 설치·운영되고 있다. 이 기관들은 해당 지역의 농업인들을 대상으로 농작업관련 질환 및 안전사고 예방교육과 홍보사업을 하고 있으며, 또한 지역내에서 특화된 농작업 관련 질환과 사고에 대한 조사 연구를 하고 있다.

그런데 현재의 센터는 5개 광역지자체만 있어 센터가 없는 지역은 사실상 그곳에서 농사일을 하는 농업인들의 질환과 안전사고에 대해 교육과 홍보를 해줄 연구기관이 없다. 해당 지역에서 발생하는 농작업 관련 질환과 사고가 발생 시 이를 조사하고 연구하는 기관, 그리고 농작업 현장에서 업무상질환에 대해서 교육하고 홍보를 지원할 수 있는 기관이 최소 각 도에는 1개 이상이 필요할 것이다. 지금까지 국가 예산은 농업에 대한 투자와 연구에 많이 투자됐지 농업인들의 안전사고 예방과 건강관리를 위해 투자한 것은 얼마나 될까?

현재 5개 지역에서 운영되고 있는 농업안전보건센터가 해당이 될 것이지만 이마저도 매년 예산 삭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과연 농업인들의 건강관리에 대한 투자가 예산삭감의 대상이 돼야 할 것인가? 전국에 있는 230여만 명의 농업인 건강관리에 대해서 연구하고 사업하고 있는 센터는 필요가 없다는 것인지? 어떤 농작물을 재배 육성하는 것에 대한 고민보다 더 큰 것은 그것을 재배 육성하다가 발생할 수 있는 농업인의 건강에 대해서 국가가 고민하고 투자를 해야 할 것이다.

과연 농업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귀농인과 청년 농업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그리고 그곳에 오랫동안 사시고 계신 고령 농업인들에게 필요한 것이 과연 무엇일까? 농사일을 하더라도 농업인으로서 가치를 인정받는 것 다음으로 농작물에 대한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는 것일 것이다. 
농산물은 우리에게는 물과 공기처럼 반드시 있어야 하며 그것을 재배하는 농업인 역시 우리들에게 중요한 분들이다. 이들에게 건강한 삶,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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