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여성 디지털생활 완전정복: 충북 음성 평화랜드야생화 안영주 대표

포스트 코로나 시대, 농업인들에게 디지털 생활은 반드시 정복해야할 과제가 되고 있다. 일상화된 비대면 언택트 생활에 따라 라이브 커머스나 유튜브, 블로그 등 SNS를 통한 비대면 판로와 농장 홍보에 농촌여성들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에 본지에서는 SNS 마케팅을 통해 앞서가는 여성농업인을 만나 SNS 활용법과 소통 노하우를 나누고자 한다.

▲ 안영주 대표(사진 왼쪽)와 큰딸 반유림씨(사진 오른쪽)는 유튜브와 네이버밴드 등 SNS마케팅을 통해 야생화의 다양한 매력을 전하며 고객과 소통하고 있다.

야생화농원 가꿔 희망찬 미래 개척 
코로나 위기, 야생화유튜버로 기회 잡아

야생화라면 온종일 흙 만져도 ‘행복’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는 속담은 충북 음성 ‘평화랜드아생화’ 안영주 대표를 위한 말이 아닐까 싶다. 제재소를 운영하는 남편이 표고버섯 묘목을 베다가 쓰러지는 나무와 충돌하는 사고를 겪으면서, 평안하던 안 대표의 가정은 쑥대밭이 됐다.
“남편이 퇴원해서 1년 간 목욕시키면서 돌봤는데, 세 아이들의 생계가 문제였어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나 앞이 막막했습니다.”
그러던 중 친조카의 야생화를 해보라는 말을 듣고 안영주 대표는 몸에서 열이 샘솟았다고 한다. 그에게 야생화는 특별한 의미였다. 
“10살 때부터 집터에 백합, 함박꽃, 만첩산철쭉이 피었는데 풀을 뽑고 관리해줬어요. 척박했던 시골에서 야생화가 유일한 친구였죠. 그렇게 자라서인지 하루종일 흙을 만지고 있어도 실증이 안 나요.”
농장이 반기문생가마을과 인접한 장소에 위치해 하루에도 여러번 관광버스가 들어온다는 점도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 
“따로 홍보하지 않아도 자연스레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야생화농원을 가꿀 수 있어 자신이 생겼어요.”
혼자 힘으로 아이들을 양육시키느라 실비보험도 들지 못하고 야생화농원을 시작했다는 안 대표. 사회초년생이던 큰딸 반유림씨는 80만 원이던 적은 봉급에서 30만 원을 생활비로 보태면서 어렵게 농원이 자리잡아갔다.


야생화유튜버 되자 매출 ‘껑충’
“한 손님이 농원에 방문했는데. 바위솔을 촬영해 갔어요. 알고 보니 유튜버였죠. 바위솔은 저녁에 물을 주면 새벽에 이슬을 머금고 고운 빛깔로 변신해요. 온도와 습도에 따라 팔색조 빛을 가진 다육이에요. 유튜버 손님이 올린 콘텐츠의 조회수가 급증하면서 문의전화가 빗발쳤어요. 단기간에 10배 이상의 수익이 생겼습니다.”
안 대표는 그 길로 유튜브에 관심을 갖게 됐다. 도시에서 조연출로 일하던 큰딸이 유튜브를 함께 해보자고 제안해 평화랜드야생화 채널을 개설하고 모녀가 유튜브 콘텐츠를 함께 만들고 있다. 현재 4천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했다.
“유튜버 손님이 올린 콘텐츠를 찾아봤는데, 영상에서 어머니가 야생화 전문가로 보일 정도로 설명을 잘 하시더라고요. 유튜브를 운영하려면 소재가 중요한데, 야생화로 막상 시작해보니 조회수가 좋아서 유튜브를 하기 전보다 수입이 올랐습니다.”
큰딸 반유림씨는 현재 도시에서 프리랜서 PD로 일하면서 어머니와 야생화 영상편집을 돕고 있다고 한다.
“전국적으로 코로나19가 심해지는 시기에 저희 농원을 직접 찾기보다 유튜브를 보고 주문전화를 주시니까 ‘코시국’에 맞는 마케팅이었던 것 같아요.”

▲ 유튜브 평화랜드야생화 채널에서 고운 자태를 뽐내는 바위솔은 영상을 통해 많은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시키고 있다.

유튜브로 고객과 폭넓게 소통하고파
안 대표는 유튜브 댓글관리를 전적으로 담당하면서 고객들과 소통하고 있다. 특히 네이버밴드를 통해 농원의 소식을 알리면서 유튜브로 유입된 고객을 세부적으로 관리한다.
“사람들이 야생화에 대한 궁금증이 무엇인지 댓글로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다음 영상을 기획할 때 참고가 돼요. 영상을 올리기 전에는 항상 제목을 함께 상의하고 있어요. 우리세대 감성과 딸의 세대 감성이 다르다보니 절충안을 찾고 있죠.”
딸 반유림씨는 앞으로 유튜브 운영이 다각화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유튜브를 통해서 농원에 관심이 많아지는 것은 좋은데, 주문을 받을 때 전화나 문자로만 받아서 아쉬워요. 네이버폼 등의 양식으로 바로가기가 가능한 링크를 첨부해서 주문서를 받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어요.”
안영주 대표는 올 겨울부터는 유튜브 운영에 더욱 신경쓰고 싶다는 각오를 전했다.
“최근에는 코로나 때문에 손님들이 농원을 찾지 못하니까 댓글로 가격 문의가 많았어요. 어쩔수없이 가장 최근에 올린 영상만 가격을 같이 올렸는데, 사실 유튜브는 욕심을 버리고 소통해나가고 싶어요. 분갈이 하는 방법에 대한 영상만 올려도 알음알음으로 주문이 들어와서 굳이 판매 목적의 콘텐츠만 양산하고 싶지는 않거든요. 앞으로도 고객들과 부담 없이 유튜브로 소통해나가고 싶습니다.”

▲ 평화랜드야생화농원은 자연스레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서 자리 잡아 야생화의 매력을 널리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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