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도 동물이 하는 짓은 다 한다 - 47

<바람을 자주 겪은 미모사는 바람을 ‘기억’해서 오래 불면 ‘무시’하고 닫은 잎을 연다.>

 

식물도 기억력이 있을까? 라고 물었을 때, “그렇다”고 대답할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히데오 토리야마는 “그렇다”고 자신 있게 대답한다.
1960년 8월13일, 일본 동경이 태풍에 시달릴 때 일이었다. 한 여자대학에서 미모사와 같이 자극을 주면 바로 움직이는 신경식물을 연구하는 히데오 토리야마 연구원은 창밖에 심겨져 있는 미모사와 함께 그 옆에 놓아 둔 또 하나의 미모사를 주시하고 있었다. 옆에 놓아둔 것은 실내에서만 키운 것이었다. 강풍을 맞고 있는 두 미모사 반응은 전혀 달랐다. 그 자리에서 자라는 미모사는 강풍을 맞자 처음에는 잎을 접었지만, 몇 시간이 지나자 강풍이 부는데도 잎을 열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실내의 것은 바람이 부는 동안 내내 잎을 열지 않은 채 있었다. 밖의 것은 이미 훈련이 되어 태풍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토리야마는 실내의 미모사에게 선풍기로 강풍을 보냈다. 이렇게 바람훈련을 반복해서 받은 미모사는 10시간동안 계속 바람을 맞히면 바람이라는 자극을 기억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바람에 훈련된 미모사는 처음에는 잎을 접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 자극은 자연현상에 불과해.’라고 판단하고 잎을 열어 일상적인 활동을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바람을 맞으면서 자란 미모사는 바람을 ‘기억’하고, 그 자극에 대해서는 민감도가 떨어져 같은 자극은 ‘무시’한다는 것이다.

프랑스 식물학자 칸돌(Augustin de Candolle)도 반복해서 때리거나 낮은 전기로 감전시킨 미모사는 처음에는 일단 잎을 닫지만 계속되면 자극을 무시하고 잎을 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렇게 훈련된 행동을 본래의 예민한 상태로 되돌리려면 한 동안 조용하게 놓아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식물은 괴롭히는 사람과 물을 주는 사람을 기억했다가 다가오면 무서워하거나 환영한다고 벡스터(C. Backster)는 말하고 있다. 여러분은 식물에게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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