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계절밥상 - ‘자연스럽게 먹습니다’ 저자 이정란이 전하는 8월의 텃밭& 요리 이야기

햇볕에 말린 채소는 비타민D 보충
깻잎․고구마줄기는 여름김치로 제격

입추(立秋)는 8월7일 전후이며, 가을로 들어가는 절기다. 아직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때이기도 하지만 서산으로 넘어가는 해를 바라볼 때면 영원한 것이 없다는 말이 자연스레 떠오르기도 한다.

처서(處暑)는 8월23일 전후이며, 더위가 그친다는 뜻이다. 처서가 지나면 모기 입이 비뚤어진다는 말이 있다. 극성을 부리던 모기도 서늘한 바람에 기운을 잃어 맥을 못 춘다고 해서 나온 말일 것이다. 벼농사를 짓는 이들은 음력 칠월칠석(7월15일), 백중절(百中節)을 기준으로 벼농사를 대부분 마무리하지만 텃밭을 하는 이들은 이 시기에 한 차례 바쁜 일정이 시작된다. 여름 밭을 정리하고 무와 배추, 갓 등 텃밭의 주요 행사인 김장농사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꽃대가 올라온 여름채소들을 정리하고 가을채소로 이모작을 준비한다.

이 시기 텃밭은 옥수수, 수박, 참외, 오이, 호박, 고추, 토마토, 가지, 고구마 순 등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시기이기에 남아도는 채소는 햇볕에 잘 말리거나 손질해 냉동 또는 진공상태로 병에 담아두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저장할 수 있다.
청양고추나 대파는 냉동실에 보관했다가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이용하면 가을, 겨울에도 따로 구입할 필요가 없다. 토마토는 피클이나 소스로 만들어 병에 담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고 가지, 호박, 토마토, 고구마 줄기 등은 채반에 말려 이용하면 좋다.

무청이나 배춧잎, 고춧잎, 토란대, 고구마 줄기 같은 텃밭채소나 취나물, 고사리 등 산나물을 말리거나 데쳐서 말린 나물을 묵나물이라고 한다. 대부분의 묵나물은 식이섬유가 많아 장운동에 도움이 되고 변비를 예방한다. 또한 칼륨이 풍부해 나트륨의 배출을 도와주므로 부종을 개선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한다.

채소를 말리면 채소 안의 수분이 증발되면서 저장성도 좋아지고 음식물쓰레기도 줄일 수 있다. 농약이나 화학비료 없이 키운 채소들은 바람이 잘 통하는 나무나 스테인리스 채반에 잘 늘어놓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잘 마른다. 채소를 말릴 때는 햇볕이나 식품건조기, 오븐 등을 이용하는데, 햇볕에 말릴 경우에는 우리 몸에 부족해지기 쉬운 비타민D를 보충할 수 있고, 식품건조기나 오븐을 이용할 경우엔 짧은 시간에 위생적으로 건조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시기 깻잎이나 고구마 줄기는 여름김치로 제격이다. 깻잎은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에 집간장, 고춧가루, 양파, 대파 흰부분, 청양고추, 홍고추, 황설탕, 통깨, 참기름 등으로 양념장을 만들어 발라주면 남은 여름 밥도둑이 따로 없고, 고구마 줄기는 잎을 버리지 말고 같이 김치를 담가두면 이 시기 이만한 김치가 없다.

 

8월의 제철요리 - 공심채 토마토 덮밥

▲재료 토마토 4개, 공심채 5줄기, 마늘 6쪽, 손질 새우 10마리, 화이트와인 2큰술, 페페론치노 3개, 바질 2줄기, 올리브유 2큰술, 감자 전분 1큰술, 집간장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원당 1/2큰술

▲만드는 방법
①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슬라이스 한 마늘(2쪽)을 튀긴 다음 그릇에 옮긴다.
②손질한 새우는 페페론치노와 함께 마늘기름에 굽는다. 새우가 익기 시작하면 화이트와인을 넣고 반정도 익었을 때 소금으로 간을 해 구운 후 그릇에 옮긴다.
③새우를 구웠던 팬에 굵게 다진 마늘(2쪽)과 적당한 크기로 자른 공심채를 넣어 센불에 재빨리 볶은 후 그릇에 옮긴다.
④공심채를 볶았던 팬에 굵게 다진 토마토 2개와 믹서에 갈아 놓은 토마토 2개, 고춧가루, 집간장, 원당을 넣어 센불에 볶다가 끓기 시작하면 10분 정도 약불에 졸여준다.
⑤④번에 물 반컵(100㎖)과 감자전분을 넣어 풀어주고 3분간 더 끓인 후 바질을 넣어준다.
⑥잘 지은 밥을 그릇에 담고 ⑤번을 얹은 후 구운 새우와 볶은 공심채, 튀긴 한 마늘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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