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여성 고용 불안정 심화

고용시장 성불평등 여전…개선 시급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0.84로 세계 최저수준이다. 통계청의 2021년 5월 인구동향을 보면, 지난 5월 출생아 수는 2만2052명으로 전년 같은 달에 비해 3.5% 감소했고, 사망자 수는 5.0% 증가해 인구 자연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저출산 현상이 유지될 경우, 약 50년 뒤에는 인구 1200만 명이 감소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는 노동 공급 감소로 이어지고 있고, 특히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과 고용률은 OECD 평균인 61.3%(2019)에도 한참 못 미치는 57.7%이다. 게다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여성 취업자 수가 남성에 비해 더욱 큰 폭으로 줄어들고, 30대와 50대 여성의 취업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여성 고용이 큰 위기다.

인구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맞벌이 등으로 출산과 육아에 부담을 느끼는 부모들도 늘어나면서 저출산 심화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녀 돌봄서비스가 확대됐다고는 하나 여전히 돌봄 지원과 서비스 품질은 부모들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주된 가구형태는 2005년에 4인 가구(27%)가 많은 비율을 차지했으나, 2010년에는 2인 가구가 24.6%, 2019년에는 1인 가구가 30.2%를 차지하는 등 가족형태가 다양화되고 있지만 관련 제도와 정책지원은 과거에 머물러 있어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최근 범정부 인구정책 TF는 여성고용 확대와 모든 가족의 안정적 삶 지원을 통해 인구감소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여성 고용 유지·확대를 통해 성평등한 노동시장을 조성하고, 모든 가족이 평등하게 생활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인구 감소 문제를 중장기적으로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여가부는 먼저 새로일하기센터 등을 통해 경력단절여성들의 유망 직업교육훈련 지원을 더욱 확대하고, 경단녀 고용기업에 대한 세액공제 지원요건을 완화해 더 많은 여성이 고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한다. 아울러 워라밸 문화 확산, 노동시장에서의 성별 격차 완화 등으로 여성들이 더 많이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부모들의 육아 부담 완화를 위해 돌봄서비스 제공시간 확대, 서비스 질과 이용 부모의 편의 제고 등에도 힘쓴다.

하지만 이러한 제도적·정책적 배려가 현장에서 얼마나 성과를 거둘지는 의문이다. 좁은 취업문과 경제적 이유, 개인행복을 중시하는 사회풍조의 확산으로 나홀로족이 증가함에 따라 출산율은 점점 떨어지고 있다. 또한 코로나19의 지속은 여성들의 가사·육아 부담을 가중시키는 한편, 고질적인 성차별적 직장문화는 여성들을 고용시장에서 점점 밀어내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과 괴리 있는 정부의 대응, 여전히 성불평등한 고용문화 등은 여성의 경제활동에 발목을 잡고 있다. 지금이 골든타임이라는 절박함으로 중앙정부는 탁상행정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여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들어 인공지능에 의한 스마트한 사회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람이 경쟁력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양성평등한 사회 실현이 우선임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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