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촌愛살다 - 충북 충주 '풀물꽃물' 백영현 대표

▲ 충북 충주 풀물꽃물 백영현 대표는 직접 재배한 생쪽으로 다양한 천연염색 기법을 터득해 다양한 사람들에게 천연염색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있다.

제철 맞은 생쪽으로 천연염색기법 다양화 
천연염색지도사 교육인증기관으로 신예 발굴

쪽 농사지어 천연염색 전통 잇다
6~8월에는 쪽을 수확해 제철 빛깔을 담은 천연염색이 가능하다. 충북 충주에서 쪽을 심어 천연염색강사로 활동하는 ‘풀물꽃물’ 백영현 대표(한국생활개선충주시연합회 회원)는 식물성 섬유인 린넨 소재의 옷을 즐겨 입다가 린넨에 내가 원하는 색을 내고 싶은 마음으로 천연염색을 취미로 시작했다고 한다.
“원래는 사회복지시설에 근무하다가 건강이 안 좋아지면서 관두고, 예전부터 좋아하던 천연염색을 본격적으로 배우게 됐어요.”
실업급여를 받으면서 새로운 배움의 의지를 다져나간 백영현씨는 전남 장흥에서 천연염색 명인을 만나고 희망을 찾았다.
“충주에는 아쉽게도 천연염색연구회가 없어요. 장흥에서 천연염색하는 스승님을 찾아 생쪽으로 염색하는 법을 배웠죠. 천연염색을 제대로 하려면 쪽농사를 지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백영현 대표는 원나라에서 목화씨를 가져왔던 문익점의 마음으로 장흥에서 염색하고 남은 생쪽 줄기 한 묶음을 기차를 타고 충주로 가져왔다고 한다.
“생쪽 줄기를 물에 담가두니 뿌리가 하얗게 나왔습니다. 급한 대로 지인의 밭에 심어 거름을 주니 쑥쑥 잘 자랐어요.”
현재 백 대표는 금가면에 300평 농지를 구해 쪽농사를 이어가고 있다.
쪽 제철에 물드는 옥빛에 ‘힐링’
“쪽이 13cm 정도 자라면 수확해서 잎을 땁니다. 또 금방 쪽이 자라서 1차로 베어낸 줄기에서 쪽잎이 자라서 3모작까지 가능한 장점이 있어요.”
그는 생쪽염색을 직접 보여주면서 파릇파릇한 쪽잎에 얼음만 넣고 믹서기를 이용해 갈았다. 생쪽물에 동물성 섬유인 실크 등을 넣어 색을 입히는데, 낮은 온도를 유지해야해 얼음팩이 동원됐다. 자연히 손이 시려워지는 과정이었다.
“생쪽에 공기가 접촉되면 알칼리 성분의 옥색빛이 나와요. 어떤 섬유로 염색하느냐에 따라서 옥빛의 채도가 각기 다르게 나타나죠.”
백 대표는 그저 풀물을 들였을뿐인데 다양한 옥빛이 나온다는 점이 신기해 생쪽염색을 특히 좋아한다고 했다. 생쪽 수확철에만 가능한 특유의 옥빛 때문에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옥빛에서 그리움이 전해진다고 했다.
“농촌여성들에게 옥빛에 대한 그리움이 있대요. 생활개선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천연염색교육을 했을 때 들은 소감이 공감됐어요.”

▲ 백영현 대표가 낮은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생쪽염색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전문성 높여 다양한 세대에 교육
그는 생쪽물을 섬유에 알뜰하게 사용해 염색하게 된다고 했다.
“체험교육으로 생쪽염색을 진행하다보면 염색 막바지에는 줄어드는 생쪽물이 아까워 섬유 하나라도 더 염색을 들이려고 마음이 급해지는 체험객이 많아요. 사실 천연염색은 급할수록 탈이 나서 정성 부족이 결과에 드러나기도 하거든요. 기다림의 과정이 꼭 필요하답니다.”
‘풀물꽃물’을 교육청 진로체험처로 등록하고, 마을학교강사로 활동해오던 백 대표는 최근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의 천연염색지도사교육인증기관으로 선정돼 대한민국전통보자기 7호점에 이름을 올렸다.
“코로나시대에 대비해 젊은 세대를 공략해 천연염색의 저변을 넓히고 싶어요. 이를 위해 매년 유행하는 색을 귀담아 듣고,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문양염 기법으로 속이 꽉 찬 유익한 프로그램을 운영해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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