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은 써브스트라투스 코리아(주) 대표

"농산업분야 전반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빠르게 
확산, 심화될 전망이다. 
코로나 상황은 
모두에게 충격이지만
지지기반이 약하고, 
버틸 여력이 부족한 
중소농가, 초기 유입농가에 
큰 타격을 가했다"

▲ 김성은 써브스트라투스 코리아(주) 대표

농산업 분야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큰 어려움과 혼란을 겪고 있다. 농산업 중에서 시설원예 분야는 4차 산업혁명의 주요 기술인 AI와 빅데이터의 활용이 작물 생산시스템과 결합한 스마트팜의 확산이 팬데믹의 영향으로 빠르게 확대 보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나 또한 큰 기대와 함께 몇 가지 염려를 함께하고 있다. 

첫째, 스마트팜의 확대로 인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스마트팜 재배관리자는 컴퓨터 사용이 익숙하고, AI나 빅데이터 등의 단어에 보다 친숙한 청년층이 도전하기에 좋은 일자리라고 생각한다. 또한 관행농보다 스마트팜에서의 농작업은 노동 강도가 약화돼 퇴직 후 귀농을 원하는 액티브시니어가 재취업하기에 좋은 일자리가 될 것이다. 

그러나 염려도 뒤따른다. ‘결핍’을 경험하지 못한 청년들에게는 스마트팜 재배관리자라는 일이 힘겹고 폼나지 않는 일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도시에서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마친 정년퇴직자들에게 농작업은 힘만 들고 수익은 너무 적어 이제까지 그들이 도시에서 누렸던 생활수준을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의 해결을 교육으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농식품교육정보문화원(농정원), 각 도농업기술원,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고 있는 청창농 교육이나 귀농인 교육에서 부풀리지 않은 솔직한 현장의 이야기를 전하고, 선택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둘째, 교육이나 컨설팅 등 대면으로 이루어지던 일들이 비대면으로 전환돼 새로운 기업과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우리 회사는 스마트팜 운영과 작물 재배기술 컨설팅 전문회사로 컨설팅이 주업이지만 해마다 1~2개의 교육사업도 정부기관의 용역을 받아 수행하고 있다. 2019년까지는 100% 대면으로 진행하던 교육을 2020년 8월 이후 대면과 비대면을 5:5로 진행하고 있다. 국내 컨설팅은 코로나예방을 철저히 하고, 2개월마다 정기적으로 검사를 하며 대면으로 하고, 해외 컨설팅은 이미 4년 전부터 대면과 비대면을 병행하고 있었는데 작년부터는 100% 비대면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팬데믹이 끝나도 온라인 교육이나 컨설팅이 가지는 여러  장점들(비용, 시공간 제약 해소 등)이 컨설팅을 원하는 농가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제안이 될 것이다. 교육이나 컨설팅 분야가 온라인으로 전환되면 온라인에 특화된 업체와 강사, 컨설턴트들의 투입이 요구될 것이다. 특히 컨설팅 분야는 더욱 세분화돼 각각의 기술에 특화된 전문가가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기존의 교육전문업체나 컨설팅업체는 온라인 교육과 컨설팅에 특화된 전문가를 양성해 변화하는 시장의 요구에 대응해야 하며, 온라인 기반의 교육 또는 컨설팅 전문업체가 새로이 등장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셋째, 크게 염려되고 우울한 것은 농산업분야 전반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빠르게 확산,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 상황은 모두에게 충격이었지만 지지기반이 약하고, 버틸 여력이 부족한 중소농가, 초기 유입농가에 큰 타격을 가했다. 초기 유입농가는 부족한 생산기술과 부족한 경쟁력으로 도산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으며, 중소형 농가는 애매한 농장 규모로 인해 상승하는 경영비(특히 인건비)를 감당하기 어렵고 유통까지 함께 하는 대형농장과의 경쟁에서 계속 밀리고 있다. 이 때문에 21세기 새로운 지주농과 소작농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간절히 바라건대, 이 문제만큼은 심화돼 우리나라 농산업이 경쟁력을 잃기 전에 국가가 나서서 대안을 모색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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