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된 듯 싶더니 폭염이 본격화하면서 장마가 일찍 물러날 조짐이다. 올해 장마는 7월3일경 제주에서 시작돼 34년 만에 가장 늦은 ‘지각장마’였다. 7월에 시작하는 늦은 장마는 최근 30년간 세 차례만 기록될 정도로 드문 현상이었고, 7월 둘째 주 전남 남해안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린 것과 내륙지역에 국지성 호우가 동시다발적으로 내린 것을 제외하면 장맛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았다. 이후 33℃를 넘는 폭염이 이어지며 1973년 이후 48년 만에 가장 짧은 장마로 기록될 전망이다. 

지난해에는 49일간 장마가 이어져 최장장마를 기록하고, 연이은 태풍으로 인명과 시설, 주택, 농업피해가 극심했는데, 올해는 폭염으로 인한 외부활동이 많은 농업인들의 건강과 농작물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질병관리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1078명으로 낮 시간대에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이 발생했다. 이에 고온에 취약한 고령농업인들의 온열질환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더욱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연일 최고를 기록하며 각별한 방역태세가 요구되는 터라 농촌노인들의 무더위 쉼터인 마을회관 이용이 제한적이어서 폭염으로 인한 고령농업인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기후변화로 인해 폭염과 가뭄, 한파, 폭우 등 예측불가의 이상기후가 상시화되고 있다. 그렇기에 기후변화에 대응한 농업분야 피해 예방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농촌주민들의 건강을 돌볼 다양한 연구개발과 사업도 병행돼야 한다. 농업·농촌의 지속가능성은 건강하고 충분한 인적자원의 유지에 달려 있다. 관련 기관들이 이에 대한 연구에 더 분발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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