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재 철
농학박사
본지 칼럼니스트

 

작년 10월 ‘건강한 습지, 건강한 인간’을 주제로 제10차 세계 람사르 총회가 경남 창원에서 열렸다. 지구촌 160여 개 국가대표, 30여 개 국제기구, 민간 환경 단체 대표 등 2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린 총회에서 논은 습지로 인정받았다. 벼가 자라는 논을 전형적인 농업경관으로, 나아가 우리 농업·농촌이 습지생태계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한 것이다.

 

농업·농촌 다원적 가치 68조원
이에 따른 우리나라 농업·농촌의 다원적 기능의 가치는 홍수조절, 대기정화 기능 등 환경보전 가치가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2006년도 기준으로 약 68조원에 이른다. 이는 전체 농업생산액의 2배 수준이며 합할 경우 그 가치는 103조원에 이른다. 게다가 탄소배출권 시장에서의 거래단가 적용 시 대기정화의 경제적 평가액은 훨씬 커진다. 홍수조절능력은 논은 소양강과 대청댐의 저수량을 합친 것과 같고 밭은 충주댐과 같은 수준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기정화 능력도 대단하다. 논에서 연간 1,011만톤의 산소를 뿜어내고 밭에서도 333만톤의 산소를 생산한다. 또 여름철에는 수분을 증발시켜 대기 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기능과 연간 6,065만톤의 토사 유실을 막아주는 토양보전 기능도 있다. 이밖에 정서함양, 전통문화 보전, 지역사회 유지 등 사회문화적 공익기능과 휴양 및 레저 공간 제공 기능 등을 하고 있다.


새 정부 들어서면서 저이산화탄소 녹색성장이 키워드가 되고 있다. 서울대 김희준 교수는 낮은 에너지 상태에 있는 물로부터 높은 에너지 상태의 수소를 얻을 수 있다면 이산화탄소의 배출을 줄이면서 인류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이 꿈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광합성이다.
따라서 광합성작용을 통한 농산업은 저이산화탄소 녹색성장의 기간산업이다. 이에 농업은  IT 기반활용을 통한 바이오산업의 접목으로 새로운 녹색성장 동력이 되는 미래 생명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농업의 진정한 가치를 새로운 각도에서 주시하고 농업이 환경과 경제가 융합된 미래지향산업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농업 공익기능 재조명해야
이러한 가치를 보존하는 일은 농업인뿐만 아니라, 국민모두 지속가능한 농업을 가능하게 하여, 농업·농촌은 우리 생존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고 농촌경관 등에 대한 공익적 기능과 가치를 재조명해 농촌지원에 대한 지표로 삼아야 한다.
농업의 공익적 기능은 국가의 공공재이므로 정부는 적극적인 농업정책 추진이 필요하다. 따라서 국민을 대상으로 농업의 가치 및 중요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다양한 가치를 현실성 있게 알려 우리 농촌에 대한 국민적 지원과 투자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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