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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구 여성공천 30% 의무화 가능할까…■ 주간포커스-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하려면
이희동 기자  |  lhd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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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6.18  00: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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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도의 미비로 광역의회 여성의 진출은 기초의회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공직선거법 관련조항 권고에 머물며 생색내기 지적
내년 각종선거에 여성공천 늘리려면 법 개정 시급
공직선거법 제47조 4·5항 개정 필요성 공감대

내년 대통령선거와 전국동시지방선거, 2024년 국회의원선거 등을 앞두고 올해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2000년 여성의 비례대표 30% 의무할당제 도입을 시작으로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은 조금씩 강화됐지만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의 지역구 여성 후보 비율은 14.5%, 18.7%에 그쳤고, 지난해 국회의원선거 역시 지역구 당선인 254명 중 여성은 11.4%에 불과했다.

여성할당제 의무조항으로 개정해야
공직선거법 제47조 4항은 ‘정당이 지역구 국회의원선거 및 지역구 지방의원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각각 전국지역구총수의 100분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권고하고 있다. 의무가 아닌 권고에 불과해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해 생색내기에 그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었단 지적이다. 지난 16일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주최로 열린 ‘여성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 추진 토론회’에서도 참석자들은 의무조항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 특히 여성의 지역구 30% 의무공천을 입법화하자는데 공감하며 향후 제도개선 가능성을 높였다.

발제에 나선 한국여성정치연구소 김은주 소장은 지역구 여성대표성 30%를 달성하려면 43년이 걸리고, 의무화한다 해도 35년이 걸린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김 소장은 “동등한 여성대표성을 확보하려면 지역구 할당규모를 40% 이상으로 확대하고, 더 나아가 동수헌법개정 등 근본적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자치단체장 선거는 과거나 지금이나 남성 초과잉상태라며 그 원인으로 여성할당제가 자치단체장 선거에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공직선거법 제47조 5항의 여성 1인 이상 의무공천을 기초의회와 광역의회 중 하나만 적용하도록 하던 것을 각각 1인 이상 의무화도록 개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공직선거법 제47조 5항의 개정에 대해서도 의견을 냈다. 현재 지방선거에서 국회의원 지역구마다 지방의원 지역구에 1명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며 위반 시 등록을 무효로 한다고 규정돼 있다. 하지만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구분을 두지 않아 광역의원의 여성공천이 저조한 결과를 낳았다.

근본적인 개선책 필요
서울시립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김민정 교수는 제도의 빈공간은 남성중심질서를 유지시킬 수밖에 없다며 지역구 30% 여성공천 의무화와 함께 정치자금법 26조의 여성추천보조금 개정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여성 30% 추천조항을 지키지 않는 정당은 국고보조금을 삭감하도록 변경해야 한다”며 “프랑스는 공천후보자 남녀비율 격차가 2% 이상이면 그 격차의 75% 비율만큼 국가지원금을 삭감하는 패널티를 부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당이 이기기 어려운 지역구에 여성을 공천하는 문제도 지적하며 공천과정을 상향식으로 하되 투명하게 관리하도록 지도부의 영향력에 여성의원이 휘둘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이준한 교수는 한국 여성할당제의 한계는 공직선거법 제47조 4항의 권고조항과 5항의 제한성으로 생겨났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4항과 5항의 개정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 건 이견이 없을 것이라 본다”면서 “총선과 지방선거 후보추천도 특성 성(性)이 전국지역구총수의 100분의 60을 초과하지 않도록 의무화하고, 광역단체장 추천 시 여성 1인 이상을 추천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강대학교 현대정치연구소 서복경 책임연구원은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에서 50대 이하 모든 연령층의 여성 투표율이 남성을 넘어선 건 젠더이슈의 정치화와 사회화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서 연구원은 “시민들이 민감한 이슈들에 대한 정치활동을 자유롭게 하는 게 중요한데 공직선거법 90조와 93조는 선거일 180일 전부터 특정정당 또는 후보자를 지지·추천·반대하는 내용이 포함되거나 정당의 명칭이나 후보자의 명칭과 성명 등을 유추할 수 있는 시설물과 인쇄물 등을 제한하고 있어 폐지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올해 두 조항에 개정의견을 제출한 바 있어 서 연구원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서울시의회 최선 의원은 “국민의힘이 정치역사상 최초로 30대 당대표를 당선시킨 이때 낮은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릴 시기”라며 “57명의 여성당선인을 배출한 지난 국회의원선거는 여성할당제가 있어 가능했던 만큼 여야의원이 각각 내놓은 여성공천 30% 의무화 공직선거법 개정안은 통과되는 게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국회 입법조사처도 프랑스와 같이 개헌을 통해 남녀동수제의 법적근거를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것처럼 지금이 법 개정의 적기라는 게 최 의원의 주장이다.

이날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주최로 개최됐지만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비례대표)도 공직선거에서 여성할당제가 여성의 정치참여를 단기간에 높일 수 있는 제도로 보고 후보자총수의 30%를 여성후보자로 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춘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지역구국회의원선거와 지역구지방의회의원선거에서 현행 여성 후보자 추천규정을 의무화하도록 했다. 그리고 정당이 임기만료에 따른 해당 선거에 후보자를 추천하는 경우에 각각 전국 지역구 총수의 30%를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의무화하고, 이를 위반한 후보자등록 신청은 수리하지 않도록 하며, 후보자등록을 한 경우에는 무효로 함으로써 여성 후보자 추천 규정의 실효성을 높이도록 했다.

이렇듯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여야의 공감대는 마련돼 있는 상황이다. 내년 주요선거를 앞둔 올해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적 개선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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