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번기 인력 확보 ‘하늘의 별따기’

공공부문 인력중개 역할 확대 필요

‘고양이 손도 빌린다’는 바쁜 영농철이다. 노지작물에 대한 본격적인 정식작업과 모내기, 과수 적과 등 지금 농민들은 눈코 뜰 새 없다. 하지만 농촌인구의 고령화 가속화와 더딘 청년농업인 육성 등으로 농업 인력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몇 년간 코로나19로 인해 인력 구하기가 더 부쩍 어려워졌고, 그나마도 비싼 임금에 농민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농가인구는 매년 줄어 2020년 기준, 231만7천 명으로 2015년에 비해 9.8%가 감소했다. 우리나라 전체 인구에서 농가인구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속 감소해 4.5%대에 불과하다. 이런 가운데 농촌고령화는 가속화되고 있는데, 농가인구 중 6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42.5%이고, 그중 70대 이상이 29.4%로 가장 많고, 60대 27.8%, 50대 18.1% 등이어서 농가인구의 고령화가 농촌인력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인력난에 대응해 정부가 최근 농업관련 기관 임직원들이 참여하는 농촌일손돕기를 강력히 추진하고, 농번기에 최대 6개월간 1000명의 파견근로자 고용을 지원하는 사업을 신규로 도입하는 등 나름 애를 쓰고 있지만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는 미지수다. 실제, 농촌현장에서의 일손 구하기는 이 같은 대책을 체감할 수 없을 정도로 여전히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가 고용허가제와 계절근로자 제도 등 농업부문 외국인 근로자 유입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현장 수요와 맞지 않아 농번기 인력 부족문제가 매년 되풀이되고,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외국인 국로자의 입국이 사실상 중단돼 일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최근 농업분야 외국인 근로자의 사망으로 내려진 근로자 거주여건 개선 강화 방안은 농가들이 외국인 근로자 채용을 망설이게 하는 탁상행정이란 원성을 듣고 있기도 하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인건비와 일손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의 사정을 악용한 인력 브로커들의 과도한 인력 중개 수수료 요구도 농가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이에 지자체와 농협이 운영하는 농촌인력지원센터의 역할을 확대해 민간 직업소개소나 지인 등을 통한 인력수급을 대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공공영역의 중간조직을 통해 원활한 인력 수급과 인건비 문제를 해결해나가자는 것이다.

또한 외국인 근로자 입국과 관련한 사업을 국가로만 한정하지 말고, 지자체가 인력 송출 국가나 해당 국가의 지자체와 협약을 체결해 외국인 근로자 입국 절차를 간소화하고 검증된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부처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인력부족 문제는 농업생산에 영향을 미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근로자 채용은 비싼 인건비로 인해 결국 농산물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게 뻔하다.
결국 농업·농촌으로의 젊은 인력 유입이 지속가능한 농업과 농촌사회 유지의 근본 해결책이다. 이를 위해 국민들의 농업·농촌에 대한 인식 전환과 정부의 귀농, 청년농업인 육성 정책 강화, 그리고 열악한 농촌 정주여건의 획기적 개선으로 누구나 살고 싶은 농촌을 만들어야 한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식량안보의 중요성을 모든 국민들이 깨닫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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