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블루 등 우울감․무기력증 치유에 효과

치유기작 구명과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 필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국민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고, 각종 재해로 인해 외상후 스트레스를 겪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우리 국민들의 우울 위험군 비율이 20%로 2018년보다 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고,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하는 비율로 13.4%로 2018년보다 3배 높아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사회이슈화 되고 있다. 이에 여러 원인으로 입은 마음의 상처를 농업체험 활동으로 회복시키는 치유농업에 대한 관심도 날로 커지고 있다. 실제 강원도는 지난 2019년 동해안지역에서 발생한 대형산불 당시, 산불 진화에 참여한 전국 소방관들을 농촌체험마을로 초청해 치유프로그램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심신 건강 회복에 기여한 준 바 있다.

농업체험활동뿐만 아니라 원예활동도 건강에 도움을 준다. 텃밭 가꾸기나 화분 만들기 등 원예활동은 학생들의 정서 함양과 재소자들의 재활을 돕고, 원예활동을 통해 분비되는,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은 우울감을 해소시켜 암환자의 치료와 회복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처럼 농업농촌 자원을 이용한 활동들은 인간의 심신 건강을 증진시키는 매우 중요한 활동이다. 그렇기에 농업농촌의 치유기능을 법으로까지 제정해 활성화하기에 이르렀다.

지난 3월부터는 ‘치유농업 연구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치유농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각 지자체도 지역의 정신건강복지센터와 협업을 통해 농촌체험과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활용한 지역민 정신건강 강화에 나서고 있다. 경상남도농업기술원은 2010년부터 원예치료대학을 운영하며 원예활동을 통해 신체적·정서적 재활과 건강 회복을 돕는 원예치료 전문인력을 육성하고 있다고도 한다.

최근 농촌진흥청 발표에 의하면, 치유농업활동이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이라고 한다. 농진청 연구진이 식물을 이용한 치유농업 활동을 적용했더니 치매 이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노인의 객관적·주관적 인지기능이 획기적으로 향상되고 우울감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다. 식물를 가꾸고 활용하는 신체적 활동을 통해 감각기관이 충분히 자극을 받음으로써 인지적·사회적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연구진은 추정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약 3조7천억 원의 가치를 창출한다는 치유농업을 더욱 확산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도 있다. 식물의 치료효과가 어떠한 경로로 발현되는지, 그리고 다양한 대상자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 효과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연구 등이 그것이다. 치유농업이 특정 계층이 아닌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치유농업 보급과 정착을 위한 범부처간 협력과 중앙·지방, 민관 소통과 협업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코로나 환자뿐만 아니라 이들을 치료하는 의료인력, 각종 자연재해 피해자와 복구인력, 가축전염병 처리에 관여하는 이들의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치료해 줄 농업농촌의 공익적 치유기능이 더욱 부각돼야 한다. 농업과 농촌은 국민 먹거리 생산과 휴식·치유공간으로서 지속적으로 보존돼야 할 생명산업이고 생명의 터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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