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대우세계경영연구회 박창욱 전무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공지능기술로 기업에서 사람을 적게 고용하는 무인자동화시대를 맞고 있다. 이에 대졸자의 취업문이 점점 좁아지고 있다.
이러한 취업난을 극복할 해법을 찾아보고자 대우무역(현 포스코인터내셔널)에서 인사업무 13년을 포함해 지금까지 39년간 인재선발 관리와 이에 대한 강의, 칼럼 기고 등을 해오고 있는 대우세계경영연구회 박창욱 전무를 만나 취업난 돌파의 비결을 알아봤다.

 

무인자동화시대로 협소한 취업문
학업성적이 채용의 절대조건 아냐
협력․배려심․사회경험이 더 중요

직원간 협력하고 고객에 친절하라
“요즘은 무인자동화시대라 취업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무인자동화시대라 해도 시계나 스마트폰 등을 만들려면 200~300개의 부품을 조립해야 한다고 합니다. 어떤 업종이든 최고의 전문가 혼자서는 기업 운영을 할 수 없습니다. 각각의 재능을 지닌 사람들이 협력해야 제대로 된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런 연결고리에서 한 명이라도 협력이 없으면 기업이 문을 닫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기업에선 직원을 해고할 때는 능력이 있는 사람일지라도 협력과 배려심이 없는 사람을 해고 우선순위에 둡니다. 이에 기업은 직원 간의 유대와 특히 고객에게 살갑고 친절한 사람을 찾게 마련이죠.”

요즘 학교에선 이러한 품성과 태도를 지닌 사람을 키우는 인성교육이 취약하기에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가 어릴 때부터 가르쳐야 한다고 박창욱 전무는 강조한다.
“직장이나 사회에서 누구에게나 환영받는, 없어서는 안 될 사람으로 키워야 합니다. 특히 어머니가 중점적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자녀에게 ‘공부해라’, ‘책 읽어라’고 말하기보다는 어머니가 몸소 실천으로 보여줘야 합니다. 정작 부모 자신은 실천하지 않으면서 자녀에게만 강요한다면 자녀들이 자칫 엇나갈 수도 있습니다.

중국의 후한서(後漢書)에 ‘以身敎者信 以言敎者訟(이신교자신 이언교자송)’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 말은 ‘몸으로 가르치니 따르고 말로 가르치니 따진다’는 뜻입니다. 자녀에게 훈화와 삶의 지혜를 가르칠 땐 밝은 표정과 살가운 말로 얘기해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오래 가르치다 보면 자녀도 습관이 돼 따라하게 됩니다.”

자녀 인성교육에 어머니 역할 중요
학교 교육만으론 부족한 인성교육을 가르치는데 있어서 어머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박창욱 전무는 말한다. 또한 자녀에게 어머니의 바른 품행을 따라하게 하면 공부도 잘하게 된다고.
“혹시 ‘야성의 엘자(Born Free)’라는 영화를 보셨나요? 이 영화를 보면 어린 사자를 집에서 키웠더니 사람 흉내를 내는 겁니다. 이렇듯 어릴 적부터 자녀에게 보여주는 말과 행동은 평생 갑니다. 이에 저는 맞벌이 부부 중 어머니는 4~5년을 휴직하고 어린 자녀를 돌보는 게 인성교육에 큰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보고 이를 실천할 것을 제안합니다. 학교 교육만으로는 부족한 자녀의 인성교육을 어머니가 주체가 돼 자녀를 올바르게 키워내는데 정성을 다해주기 바랍니다.”

박 전무는 급변하는 세계 발전의 기류에 부합해 자녀의 대학 진학과 졸업 후 진로 선택에 부모가 슬기롭게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자녀가 손재주가 있어 뭐를 뜯고 잘 맞추고, 셈을 잘한다면 이공계통으로 진학시켜야 하겠죠. 또한 사람을 잘 사귀고 언변이 좋아 남을 잘 설득시킨다면 영업이나 홍보, 컨설턴트 등 서비스업종 취업을 위한 인문과학분야로 진학하도록 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자녀의 취향과 적성, 자질을 고려해 진학·진로 지도를 해야 합니다.”

글로벌시대, 우리 기업 진출한
개도국으로 취업 준비해야

“지금은 글로벌 시대입니다.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3만 불이 넘는 국가로서 선진국과 후진국의 양면성을 갖고 있습니다.
국내 이공계 대졸자들은 선진국으로의 취업을 선호하는데, 미국을 비롯한 기술선진국들은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의 첨단기술을 보유한 기술자에게만 비자를 내줍니다.

이에 한국의 대졸자들은 선진국으로의 취업에만 연연하지 말고 우리보다 기술이 뒤처진 개발도상국 등 해외에 진출해 있는 삼성, SK, LG를 비롯한 중견기업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이들이 돈을 벌어 선진국 기업체를 인수하는 일에 동참한다는 긍지와 보람을 갖고 개도국으로의 진출에 힘쓰길 바랍니다. 문과계 졸업생도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에 취업해 리더십을 발휘해 현지 종업원을 잘 관리하고 상품을 잘 팔아 우리 기업을 도와야 합니다.

대우그룹의 고 김우중 회장이 생전에 우리 청소년들의 해외 취업지원을 위해 조직하고 추진했던 글로벌청소년사업가 양성과정(GYBM)을 대우세계경영연구회에서 주관하고 있는데, 저는 현재 이곳에서 전무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 양성과정에 참여해 연수가 종료되면 동남아쪽으로 취업의 길을 터주고 있습니다. 동남아 취업자가 수년 후 10만~100만 명으로 늘어 제2의 김우중으로 성장해 한국 번영의 핵심역군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기업에서 직원 100명을 채용한다면 약 5000여 명이 도전하는데, 구직자가 제출한 학업성적과 각종 스팩, 자기소개서 등으로 1차로 300명을 뽑고, 면접을 거친 후 마지막으로 100명을 선발해 채용합니다.”

학업성적 좋아도 사회경험 없으면 불리
학업성적 평가는 대졸자는 3등급으로 나눠 학점 4.5점 만점에 3.5~4.0점 취득자를 우선 선발합니다. 4.5점 만점의 소위 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졸업자라도 동아리 활동이나 인턴, 아르바이트 등 사회경험 활동이 없는 지원자는 무조건 탈락시킵니다. 성적보다 사회경험과 면접으로 탈락이 결정됩니다.

면접에서는 가장 먼저 시각 정보로 표정이 밝아야 합니다. 두 번째는 청각정보로 목소리가 씩씩하고 맑아야 합니다. 악수를 하면 촉각으로 힘이 느껴져야 합니다. 유수한 대학을 졸업한 토익 990점 취득자라도 표정이 어둡고 목소리에 힘이 없으면 무조건 탈락입니다.”
끝으로 채용된 후 주요 근무수칙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는 일에 깊이와 넓이가 있는 최고의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박창욱 전무는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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