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기술원이 뛴다-경상북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그동안 농업과 농촌발전을 견인해 온 지방농촌진흥기관인 각 도농업기술원은 2020년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 위기의 터널을 지나 새로운 도약의 해 2021년을 만들기 위해 뛰고 있다. 이에 본지는 사람과 환경중심 농업·농촌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과 신사업 창출, 4차산업과 연계한 농업의 융복합화, 비대면 디지털 영농실현 등을 추진하고 있는 각 도농업기술원을 조명하는 시간을 갖는다.

▲ 경상북도농업기술원에서 개발한 다솜쌀은 기존의 일품과 삼광을 대체할 대표품종으로 육성될 계획이다.

도내 재배비중 높은 일품·삼광 대체 목표
종자 1만4000톤 지원 및 상주·포항 재배단지 조성

경북1호 다솜쌀
종자산업의 발전은 안정적인 농업생산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일이고, 신품종의 이용 촉진은 가장 중요하다. 그중 식량자급의 최우선 작목인 쌀은 외래품종을 대체하고 소비자 입맛에 맞는 품종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경상북도는 단백질 함량이 낮으면서 아밀로스 함량이 높아 밥맛이 좋은 중만생종 다솜쌀을 경북1호로 개발에 성공했다.

경북지역은 일품, 삼광, 새누리 순으로 재배비율이 높다. 일품은 재배면적이 50%를 상회할 정도다. 출수기만 해도 다솜은 8월11일 반면, 일품은 8월16일로 숙기가 빠르고, 지난해 장마와 태풍 등 자연재해 직격탄을 맞았던 농가가 많은데 도복에 강해 재배안정성이 높아 농가 관심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다솜쌀은 콜레스테롤 제거와 성인병 예방, 학습능력 향상 등의 효능이 있다고 알려진 가바와 식이섬유 함량이 높은 것도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다.

지난해 포항과 상주에 시범단지 20ha를 조성했다. 올해는 다솜쌀 종자 1만4000톤을 지원해 재배단지를 확대 조성하며 남포항농협을 통해서 재배와 도정을 거쳐 이 지역의 대표브랜드로 육성하게 된다. 그리고 2023년에는 일품과 삼광을 대체하는 품종으로 보급한다는 게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의 목표다.

지난해 포항 청하면에 10ha의 시범재배단지를 경북에서 최초로 조성했고, 올해는 14ha로 면적을 늘렸다. 앞으로 못자리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파종작업을 나눠 실시하고, 일정한 품질 유지를 위해 농업기수센터와 함께 안정적인 생산여건을 구축한다. 그리고 원원종 종자생산을 시작해 농가에 확대보급도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

저단백질 함량과 도복성 강해
2018년 품종등록됐으며, 2019년부터 신품종 이용촉진 사업과 정부 종자보급체계의 원원종 생산을 통해 종자생산 기반을 확보한 다솜쌀의 가장 난관은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는 것이다. 과학적으로 밥맛의 우수성은 밝혀졌지만 인지도와 기존 쌀에 익숙해진 입맛을 바꾸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코로나19로 대규모 시식행사를 할 수 없어 차선책으로 농업기술원에서 시식행사를 가진 결과, 윤기있고 찰기지며 구수한 냄새로 입맛을 돋운다는 평가를 얻었다. 쌀이 물을 흡수하고 가열되는 과정에서 쌀의 단백질이 전분이 팽창하는 걸 억제해 밥맛을 현저하게 떨어뜨린다. 그래서 단백질 함량이 6% 이하인 쌀이 고품질로 인정받는데 다솜쌀은 5.8%다.

기상이변이 계속되는 환경에서도 다솜쌀은 강점을 가진다. 육종할 때부터 이같은 기상이변을 감안해 개발된 것이기 때문에 기존 품종보다 강한 도복성 등의 장점을 갖고 있다. 그리고 쌀 품질을 떨어뜨리는 현상인 심복백으로 다른 지역 쌀보다 낮은 평가를 받는 상황에서 다솜쌀은 이 단점을 해결하는 품종이란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게 농업기술원의 설명이다. 다만 벼키가 일품에 비해 10cm 이상 커 비료를 너무 많이 주면 안 되는 점을 농업인들이 유념해야 한다.

 

■담당자 말-신종희 연구사

농업현장에서 먼저 찾는 ‘다솜쌀’

다솜쌀은 일석삼조라 자신한다. 농민에겐 수확량이 많고, 도정업자도 완전미 비율이 높은 게 어필된다. 소비자도 밥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7년 개발에 나서 품종선발 과정을 거쳐 증식해 보급하는 건 2018년부터였다. 한 품종이 자리잡기까진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보수적인 농업인을 설득하는 일이 매우 어렵다. 시범단지를 조성한 포항은 남포항농협에서 지역에 맞는 품종으로 다솜쌀이 적합하다고 판단해서 진행한 경우다. 경북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일품이 대세였던 포항은 습하고 바람이 많은 해양성 기후에 적합하지 않아, 농가와 RPC에서 맞는 품종을 조사한 끝에 선택한 것이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