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은 불필요한 말일까

우리의 언어생활에는 잡담(雜談)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흔히 ‘종잡을 수 없는 말’ 이나 ‘쓸데없는 말’ 이라고 하여 본래의 주제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이야기 또는 애초부터 이야기할 용건이 없을 때 주고받는 말을 잡담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러나 과연 이 잡담은 불필요한 말의 향연에 불과할까요? 물론 심심풀이로 아무런 이익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잡담이 원만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가령 세일즈맨은 상품을 파는 것이 주된 임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손님을 만났을 때 이렇게 말하면 될까요? “사세요! 사시라니까요.” “이건 정말 좋은 상품입니다.” “이것을 사면 손님에게 이익입니다.” 주된 임무에 관한 이야기만 하고 있어서는 어떤 거래도 성립될 까닭이 없습니다. 또 직장에서 상사와 부하의 관계를 생각해 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사는 부하를 일하게 만드는 것이 주된 임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부하가 눈앞에 얼씬거리기만 하면 “일해라! 일해!” 하고, 주된 업무만을 자동인형처럼 읊어대는 상사가 과연 부하를 유효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을까요? 인간관계라고 하는 것은 특히 한국적 인간관계는 본래의 주제인 용건만을 주고받으면, 오히려 부자연스럽게 느껴져 원만하게 협력관계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필요한 주제 사이사이에 유효한 잡담을 넣어서 숨 돌릴 여유를 주어야 합니다. 유효한 잡담은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윤활유의 역할을 합니다.
본지 가정행복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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