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대담 - 허태웅 농촌진흥청장 VS 강현옥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장

강현옥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장이 최근 허태웅 농촌진흥청장을 예방해 농촌진흥청의 주요 업무 추진사항과 여성농업인 관련 사업 활성화, 농촌여성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 생활개선중앙연합회 현안사업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대담을 마치며 허 청장과 강 회장은 농촌진흥청과 생활개선회가 오랜 협력관계를 유지해온 만큼 앞으로 상호협력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하고, 변화된 농업환경에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는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허 청장과 강 회장 간 대담 내용을 정리했다.

허태웅 청장

“직업인으로서 여성농업인의 인식과
 역량 강화 위한 정책적 지원 방안을
 찾기 위한 연구에 최선 다하겠다”

 

강현옥 회장

“농업생산·유통·교육·일상생활 등서
농촌여성들이 디지털 역량을 키울
교육과 사업이 절실히 요구된다”

 

강현옥 회장= 농촌진흥청장으로 취임하신지 250여 일 됐다. 그간의 소회와 기관 중점 운영방향에 대해 소개해 달라.

허태웅 청장= 먼저 제14대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장 취임을 축하한다. 우리나라 농촌여성 조직의 효시로서 보다 나은 농촌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헌신과 봉사에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앞으로도 우리 농업·농촌의 삶이 질 향상을 위해 회원들의 잠재력과 역량을 펼쳐주길 바란다. 농촌진흥청도 살고 싶은 농촌, 삶이 행복한 농촌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며, 농업현장과 소통을 더욱 강화해 여성농업인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농산업 현장의 실용기술 개발과 보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우리 농업·농촌은 코로나19와 이상기상 현상,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감소, 가축질병 상시화 등 어느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지금의 농업 환경을 극복하고, 우리 농업·농촌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농업 현장의 디지털농업 기술 확대·보급이 필요하다.

농업인의 고충을 덜어주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혁신적인 연구개발과 기술보급도 필요하다. 우리 농업에 4차 산업혁명 기술과 창의적인 디지털 혁신 아이디어를 접목시켜 농업이 미래 성장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기관을 운영 방향을 설정했다. 이를 위해 중앙-지방 농촌진흥공직자들이 공감하고 변화에 적극 동참 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노력하겠다, 농촌진흥청은 농촌의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살고 싶은 농촌, 삶이 행복한 농업인’을 실현하기 위해 매진하겠다.

 

강현옥 회장= 청장 취임 후 농업·농촌 현안과 관련해 농진청 차원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연구·지도사업에 대해 말해 달라.

허태웅 청장= 우리 농업·농촌은 지금 코로나19, 고령화와 인구감소, 기후변화로 위기에 직면해 있고, 조류인플루엔자와 아프리카돼지열병, 과수화상병 같은 동식물 질병의 위협을 받고 있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농업인의 고충을 덜어주고 우리 농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연구·지도사업을 추진하겠다.

먼저, 디지털농업 확대다. 디지털 농업기술을 영농현장과 산업체에 신속하게 확산하기 위해 ‘디지털농업추진단’을 설치하고 기존 시설 중심의 디지털농업을 노지 재배작물로 확대하는 등 디지털농업 기술의 연구개발과 보급을 활성화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다.
청년농업인 육성도 중요한 과제다. 2023년까지 정예 청년농업인 1만 명 육성 목표로 관계부처, 지자체, 유관기관 등과 협력해 영농 정착을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탄소중립이 국가적 과제로 부상함에 따라 2050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농축산부문 온실가스 배출원별 감축 수단을 개발하고 개발 기술의 현장 보급과 실용화를 확대하고 있으며, 지역특화작목을 농업·농촌의 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도 경주하고 있다.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법’이 시행됨에 따라 관련 업무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치유농업추진단’을 설치했다. 추진단은 종합지원체계 구축과 치유농업 전문가 양성, 치유농장 육성 등을 전담한다. 앞으로 농업·농촌자원을 활용한 치유농업의 활성화를 통해 농가소득 향상을 지원하고 농촌을 국민 치유 서비스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
법 제정을 통해 농촌지도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과 민간이 참여하는 기술보급·확산 협력체계 구축 등으로 기술보급 전달체계를 효율화하겠다.

 

강현옥 회장= 코로나시대, 그리고 탄소중립 선언과 관련해 농촌진흥청의 대응 방안과 이를 극복하고 실현하기 위한 농촌여성들의 역할이 무엇이라 보는지?

허태웅 청장= 2050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농촌진흥청은 기술개발·보급 추전전략 마련을 위한 내외부 전문가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3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태스크포스를 통해 추진전략 기본 방향과, 중점 추진과제, 기술개발(경종, 축산, 에너지 등), 현장 확산에 대한 중장기 로드맵을 6월까지 수립할 계획이다. 또한, 논물관리, 토양탄소 저장, 가축분뇨 자원화, 신재생에너지 활용 등 농업현장에서 실천 가능한 감축수단과 실천과제를 발굴할 예정이다.

수립된 전략계획을 통해 분야별, 농촌여성 등 대상별로 역할을 정립해 현장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실천과제를 마련하고, 정부·민간협력으로 자발적인 탄소중립 실천운동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현옥 회장= 농업인력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농업인에 대한 연구와 지원은 여전히 미흡하다. 농촌의 양성평등 실태도 마찬가지다. 이에 농업연구, 농촌지도사업에 있어 성인지 개념이 더 확산돼야 한다고 보는데, 이를 위한 계획은 무엇인지?  

허태웅 청장= 농업인구의 감소와 함께 농사일의 50% 이상을 담당하는 여성농업인의 비중과 농업 관련 소득활동 참가율은 증가하고 있지만, 농촌지역의 성별 불평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직업인으로서 여성농업인의 인식과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적인 지원 방안을 찾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농촌형 일·가정 양립과 양성평등 평가 지표를 개발하고 이를 토대로 농업인의 일·생활 균형을 지원할 수 있는 정책 방향을 제시하려고 한다. 또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해 직업인으로서 여성농업인의 지위와 농촌 주민의 양성평등 문화를 확산시키는 정책적 토대를 마련하겠다.

 

강현옥 회장= 여성농업인들의 각종 근골격계 질환에 시달리고 있다. 여성들의 농작업은 주로 밭농업에서 이뤄지는데, 밭농업 기계화율을 높이고, 특히 여성들의 농기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여성들이 다루기 용이한 농기계 개발과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교육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에 대한 농진청의 대책은 무엇인지?

허태웅 청장= 여성농업인단체의 요구에 따라 농촌진흥청은 최근 5년간 여성농업인 농업기계 연시교육을 운영해 124명이 수료했고, 지방보조사업으로 여성친화형 농업기계교육사업 8개소를 추진해 3806명이 이수한 바 있다. 향후 현장 수요를 파악하고 교육훈련계획에 적극 반영해 여성농업인의 농업노동력 절감에 노력하겠다.

 

강현옥 회장= 가족경영협약은 농가 가정 내 양성평등과 경영효율화, 건강한 가족관계 형성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생활개선회가 이 사업을 주도적으로 실천해오고 있는데, 이를 더욱 확산하기 위해서 협약 체결농가에 대한 제도적 인센티브가 뒷받침된다면 참여농가에 사기를 북돋울 수 있을 것 같다. 농진청 차원의 지원 방안과 제도적 뒷받침 계획은 있는지?

허태웅 청장= 여성농업인의 권익 보호, 지위 향상, 전문인력화 지원을 통한 건강한 농촌가정 구현을 위해 2002년에 여성농어업인육성법이 시행됐고 올해는 제5차 여성농업인 육성 기본계획이 수립됐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양성이 평등한 농업·농촌을 실현하기 위해 성평등 인식을 개선하고, 가정 내 경영효율화를 지원하기 위해 2019년 신(新) 가족경영협약 매뉴얼을 개발해 강사양성을 위한 담당자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여성농업인의 직업적 역량 강화를 지원하기 위해 가족경영협약 교육을 확산하고자 관련 예산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여성농업인의 지위 향상과 농업·농촌지역 양성평등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여성농업인육성법 제·개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농업·농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은 관계부처와 협의를 통해 협의해 나가겠다.  

 

강현옥 회장= 농촌교육농장, 체험농장 등을 지속적이고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을 갖고 있는 생활개선회원들이 치유농장 운영도 역시 잘 운영할 수 있다고 본다. 치유농장 개설과 관련한 사업 추진 시 생활개선회원 등 농촌여성들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

허태웅 청장= 지난 3월25일 ‘치유농업 연구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됨에 따라 치유농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이러한 기반을 발판삼아 치유농업이 현장에 확산되고 국민이 체감하기 위해서는 치유농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치유농장은 농업·농촌의 자원을 활용해 국민의 신체적·심리적 건강을 증진하는 치유농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으로, 농촌교육농장과 체험농장 등에서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도입해 치유농장으로 운영할 수 있고, 농촌여성이 참여할 경우에 보다 섬세한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다양한 치유농장 모델을 개발하고, 보건복지부 등 각 부처와 협력해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사회 서비스 상품으로 확대하고 지역 특화된 치유산업으로 육성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겠다.

 

강현옥 회장= 농촌여성소득사업, 농가맛집 등 농촌여성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던 시범사업이 대부분 지자체 사업으로 이관돼 국가차원의 전략적 지원이 끊겼다. 주요한 사업은 시범사업 종료 후에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방안은 없는지?

허태웅 청장= 농촌진흥청은 농촌여성의 농외소득 활동 지원을 위해 2006년부터 현재까지 약 380개 경영체에게 ‘농업인 소규모 창업기술지원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농촌지역의 창업은 지역을 활성화하는 수단으로 인식돼 많은 지자체가 농산물종합가공센터를 통해 농촌여성들의 창업역량을 키우고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연간 약 25개 경영체에게 창업을 계속 지원할 계획이고 지방과 연계해서 신규 창업자는 물론, 기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창업절차, 식품위생, 시제품 개발 관련 교육을 추가 지원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은 2007년부터 2016년까지 농가맛집 117개소를 조성했고, 사업 종료 후에도 서비스 품질향상 교육과 치유음식 레시피를 개발·보급했다. 올해부터는 소비 트렌드를 고려해 밀키트 상품 개발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강현옥 회장= 올해 생활개선중앙회는 농촌여성교육회관 건립에 박차를 가하려고 한다. 농촌지역 핵심주체가 농촌여성인 만큼 지도사업의 핵심주체로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농진청에서 장기적으로 교육 예산을 지원해주면 지도기관의 위상과 조직 확대를 위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적극적인 지원을 부탁한다.  

허태웅 청장= 생활개선중앙연합회는 농업·환경·문화를 지키고 농업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활동을 주도적으로 추진해 지역농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는 여성농업인단체다. 올해 생활개선중앙연합회가 주력하는 농촌여성교육회관 건립에 전국의 회원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공감대를 갖고 힘찬 출발을 하길 기대한다. 또한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발전을 선도하기 위한 방법과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여성농업인 스스로 역량 강화와 지위 향상은 물론 후계 회원을 육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생활개선중앙연합회에서 건의하는 신규사업의 필요성에 대해서 구체적인 추진 계획과 지원 방안에 대해 협의·검토해 스스로 발전하는 학습단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것을 약속한다.

 

강현옥 회장= 코로나19와 4차 산업혁명 기술의 진전으로 디지털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지만, 농업인들의 디지털 역량은 아직 많이 부족한 현실이다. 농촌여성들이 농업생산과 유통, 교육, 일상생활 등에서 디지털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과 사업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를 위해 농진청과 생활개선회가 공동으로 ‘농촌여성 디지털 활용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를 추진해 이를 바탕으로 교육·사업·정책화 하는 방안을 제안하고 싶다.

허태웅 청장= 농촌진흥청은 디지털농업 촉진을 위한 농업인 역량 향상과 디지털 문화 조성에 힘쓰겠다. 이를 위해 디지털농업의 이해를 돕고 더 나아가 디지털 전문인력 육성을 위한 이러닝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향후 전문인력을 통해 농업생산과 유통, 일상생활 등에 대한 교육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 여성농업인들의 디지털 역량을 높이도록 하겠다.

디지털 혁신을 위한 분위기 조성과 확산을 위해 AI 경진대회 등 사회 전반적인 문화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도 노력하겠다. 경진대회 결과를 통해 농업인에게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를 발굴할 예정인데, 이를 통해 농촌여성들이 디지털 기술을 좀 더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다.
제안한 ‘농촌여성 디지털 활용 실태’에 대한 설문조사는 여성농업인의 디지털 기술에 대한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보다 효과적인 농촌여성의 디지털 교육계획 수립이 가능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추후 담당부서와 상의해 결정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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