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터뷰 - 전북 김제‘베리굿팜’ 류필영 대표

시시때때 변하는 기후의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사계절 농사를 지을 수 있고, 게다가 스마트폰을 이용한 원격제어로 현장에 반드시 있지 않더라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스마트팜 농가가 늘어나고 있다. 지평선이 넓게 펼쳐진 곡창지대인 전북 김제시 공덕면 황산리에서 딸기농사를 짓고 있는 ‘베리굿팜’ 류필영 대표로부터 그의 스마트팜 딸기농사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턱없이 적은 벼농사 소득에
전재산 털어 스마트팜으로 전환

재배관리 쉽고 생산비 적어 유리
온라인판매․수출로 활로 찾을 터

집 팔고 대출 받아 마련한 돈으로
2500평 규모의 스마트팜 시작

류 대표는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통신기술 특기를 살려 상경해 건설회사에 근무하던 그는 지인의 권유로 사업을 하다가 2012년 고향으로 귀농했다. 귀농 첫 해에는 부친을 도와 1200평 규모의 벼농사를 지었다. 당시엔 쌀값이 굉장히 싸서 벼농사 소득이 형편없었고, 흉년까지 들면 그 정도의 소득도 얻지 못하겠다는 생각에 스마트팜 딸기농사에 도전하기로 했다.

살던 경기도 일산의 아파트를 팔고 은행에서 7억 원을 대출받아 총 10억 원을 투자했다. 스마트팜 기자재 설치와 온실 조성에 1평당 40만 원이 투입됐다.
“스마트팜에 들어가는 첨단장비로는 컴퓨터를 비롯해 온도·습도, CO₂, pH(수소이온농도 수치) 등을 측정하는 센서, 외부의 햇빛, 풍향, 온도, 습도 등을 측정하는 외부 기상측정 장비, 양액 급․배액 측정기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하우스 자동개폐기와 비닐을 말아 올리는 권취식 리프팅 장치와 스크린을 활용한 광 조절장치도 있습니다. 하우스 내 보온은 전기료가 비싸 유류를 활용하고 있죠.”

이 같은 첨단 기자재 설치로 인터넷만 연결된다면 전 세계 어디에서든 스마트폰으로 온실 재배환경을 제어할 수 있어 별도의 인력을 고용하지 않고 농사지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김제지역은 비와 눈이 적어 자연재해가 별로 없어요. 문제는 바람인데, 농촌진흥기관에서 하우스 건축 연구를 많이 해서 유럽보다 더 튼튼한 구조물을 짓도록 지도하고 있어 바람의 영향도 전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제지역의 스마트팜은 2013년 두 농가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김제 관내에 30~40개 농가가 스마트팜을 운영한다고 한다.

김제지역 스마트팜 농가들은 주로 고소득작물인 토마토, 파프리카, 오이, 고추, 가지 등을 재배하는데, 류 대표는 경남도농업기술원이 개발한 딸기 ‘금실’ 품종으로 농사를 짓고 있다.
‘금실’ 딸기는 과형이 크고 과일의 색택이 좋으며, 일반 딸기에 비해 당도가 4브릭스 더 높은 16브릭스여서 서울 가락동농산물시장에서 인기가 높다고 한다.

영농자동화로 상용인력 3명이면 충분... 
수확작업 때는 2명 임시로 추가 고용

딸기농사는 3월부터 5개월간 육묘하고, 8월 말에서 9월 초 정식한 뒤 수확을 시작해 다음해 5월까지 수확한다. 총 생장기간이 14개월이 된다.
스마트팜은 재배시스템이 자동화돼 있어 인력을 많이 필요로 하지 않다보니 류 대표는 재배환경 관리를 위해 연간 3명의 상용인력을 쓴다. 다만. 정식과 잎작업, 순지르기, 꽃따기와 적과, 수확과 포장작업은 기계로 할 수가 없어 그 때는 임시로 2명을 고용한다.

“양액 만들기와 재배환경 관리 외에는 제 손이 거의 필요하지 않아 시간적으로 많은 여유를 갖고 자유롭게 지내고 있습니다.”
류필용 대표는 1평당 17㎏의 딸기를 수확해 연간 20여 톤을 생산한다. 이 같은 생산량은 딸기농사를 처음 시작할 때보다 35% 정도 늘어난 것이라고 그는 자랑했다.

“온실관리 전문기사자격증을 가진 컨설턴트로부터 스마트팜 온실 온도관리에 대해 3년간 교육을 받고 실천했기에 생산량이 현재에 이르게 된 겁니다.”
류 대표는 생산된 딸기 중 20% 정도는 온라인을 통해 직거래하고, 나머지는 작목반을 통해 서울 가락시장에 판매한다고 한다.

최근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에 가입해 직판을 하는데, 향후 온라인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생산되는 딸기 전량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기 위해 홍보와 인터넷전문가로 팀을 꾸려 딸기 직판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류 대표는 2500평의 스마트팜 딸기농사로 4억5천만 원의 조수입을 올린다. 양액재료비와 인건비, 난방비, 물류비, 포장자재비, 전기료 등으로 약 35~40%의 생산비가 들어가니 그의 몫은 60~65%가 되는 셈이다.

수출시장 확대해 딸기산업 활로 찾아야
류 대표는 8년 전인 스마트팜 딸기농사를 시작하면서 대출받은 돈 중에서 4억 원을 갚았다고 한다. 나머지 3억 원도 딸기농사 수익구조를 볼 때 머지않아 청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딸기 생산농가에서 딸기잼 만들기 등 가공체험 행사를 많이들 하지만 큰 식품업체들이 잼시장을 거의 독점하고 있어 체험수요가 적다보니 농가단위의 가공사업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한 중국에서 냉동딸기를 대량으로 들어와 국산 냉동딸기 판매도 어려워요.

현재 딸기재배는 비닐하우스에서의 토경재배가 80%, 스마트팜 수경재배가 20% 정도 되는데, 딸기는 여타 과일보다 신선도가 높고 기호성·소비도가 높아 싱가포르, 홍콩, 대만, 러시아, 중동 등에서 수요 폭발하고 있습니다. 이에 수경재배 딸기의 수출시장을 더욱 확대해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류 대표의 아들은 스마트팜을 이어받겠다며 한국농수산대 진학에 뜻을 두고 있다고 한다. 류필영 대표가 딸기농사에 더 큰 기대를 갖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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