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과 이정수 연구사

▲ 원예작물 신품종 평가회에서 설명하는 이정수 연구사

수확 후 관리기술 제고로 채소 수급안정·수출에 기여
기간채소 국내 수급안정 기여·글로벌 경쟁력 확보 

“농산물 유통시장에서 중요한 것이 수확 후에 신선한 품질로 오랫동안 잘 유지·관리하는 것이지요. 특히 수출 시장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그런 만큼 수확 후 관리기술의 중요성은 더 강조되는 상황입니다. 아쉽게도 농업선진국에서는 수확 후 관리의 연구와 산업체에서의 활용이 활발하나, 국내는 아직 수확 후 관리에 대한 이해와 체계가 미약한 편입니다. 또한 산업적인 활용도 충분하지 못한 실정이지요. 이러한 미비점을 보강하자는 것이 연구의 시작이고,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농진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과 이정수 연구사(52)는 원예채소의 수확 후 관리기술 개발과 수급안정, 그리고 작물의 신선도 유지에 따른 수출 활성 등에 많은 성과를 나타내며 농진청 우수시니어상, 우수포스터상 등 다양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 연구사는 그동안 ‘월동배추의 현장 저장 사례 및 봄배추 작형과의 생육과 절임 특성 비교’ 등 논문게재 48편, 학술발표는 109건에 이른다. 또한 수출용 배추 박스 포장 개선(안) 등 정책 15건, 영농 63건을 비롯해 급수 기능을 갖는 난초 재배용 화분 등 21건의 산업재산권을 출원했다. 이밖에도 배추 농업기술 길잡이 등 3건, 배추 수확 후 관리에 대한 기술지원 등 69건과 홍보 등으로 농산물 산업과 농업의 발전에 앞장서오고 있다.

“원예작물의 수확 후 관리기술은 생산 현장에서 수확한 농산물이 소비자에게 품질 저하 없이 도달하도록 보전하고 전달하는 것입니다. 급변하는 농산물 유통환경 속에서의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보면 절대적으로 중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지요.
국내의 뒤떨어진 저장·유통 환경과 외국 농산물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에 우리 원예작물이 우위에 서기 위해서 수확 후 관리 기술이 얼마나 중요한지 설명할 필요가 없습니다. 수확 후 관리 분야는 국내의 농산물 경쟁력과 자생력을 확보뿐만 아니라 수출을 통해 해외시장까지도 소비를 확대해 우리 농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원을 창출하고 농민들의 소득 증대에 절대적으로 기여하는 기술이지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저장유통과는 수확 후 관리 분야에서 중요시되는 기간 채소에 대한 수급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산업체와 저장기술 공동개발하고 활용하는 주요 연구부서다. 한마디로 이정수 연구사를 비롯한 동료들은 수출 시 원예 작물의 선도 유지와 클레임 억제 기술, 국가의 낙후된 농산물 유통 체계를 개선해 선진화를 주도하는 연구와 기술 보급의 선두주자다.

“농산업체에서는 기존에 경험과 직관에 의해서 수확작물을 저장 관리하고 있지요. 그렇지만 이런 식으로는 신선하게 오래 보관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런 농민들을 위해 저와 우리 원예원은 배추의 필름 포장을 통해 농민과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나 김치 공장과 같은 농산업체의 애로 사항을 해결해주고 있습니다.

농민이나 농산업 현장에서의 통상적인 저장방법은 그물망이나 플라스틱 농산물 유통상자에 담은 채 무포장으로 저장고 내에 입고하는 형태지요. 이는 수분 손실로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게 돼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수분 유지를 위한 처리가 필요하고, 배추의 수분 손실을 막아주기 위해서는 필름을 피복해 저장하는데, 충분한 예냉·예건 후에 배추 저장 온도인 0℃에서 50㎛ 비닐 필름으로 농산물 상자 5~7단 높이까지 덮을 수 있는 크기로 씌워 저장합니다.”

이정수 연구사와 동료들은 배추의 필름 포장 기술을 시범 수출에도 적용했다. 기능성 MPP 필름과 수출 컨테이너 온도를 2℃로 설정해 북미지역인 캐나다에 시범 수출한 결과, 현지에서 유통되고 있는 미국산이나 중국산보다 높은 당도와 경도를 보여줬으며, 낮은 손실을 보여줘, 수확 후 관리 기술을 통한 국내 농산물의 우수성을 실증했다.

“배추와 같은 노지채소는 기상 상황에 따라 단기적으로 수급 불균형과 가격변동으로 소비 심리의 불안을 야기해 혼란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중요 기간채소인 배추의 수급조절을 위해 배추의 저장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은 농산업 발전에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이 연구사와 동료들이 개발한 수확 수 저장기술을 적용한 결과 가을배추는 3개월을 4~5개월 정도 저장성을 연장했고, 월동배추는 3개월을 3.5개월까지 보전할 수 있었다. 이는 배추의 수급 안정화로 이어졌다. 또 배추의 필름 포장을 통한 상품성 연장 기술을 이용해 캐나다까지 장거리 운송에 성공시켰는데, 현지의 배추가 약 25%의 손실을 보일 때 시범 수출한 배추는 5%미만의 손실을 보였다. 당도나 경도에서 타국산보다 높은 품질을 보이며 큰 호평을 받기도 했다.

“원예작물의 수확 후 선도 유지 기술은 소비자에게 농산물의 원활한 공급으로 안정적인 소비와 판매 수익으로 인한 농업분야의 소득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이제 농민들도 수확 후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품질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 큰 손실을 입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요. 수출에서도 마찬가집니다. 원예작물 수출 시 수확 후 관리의 미흡으로 한국산 감귤의 부패(2013, 캐나다)나 한국산 참외 갈변(2013, 싱가포르) 등의 손실 발생 사례들이 참고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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