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의식주생활 개선 앞장섰던 생활개선회

디지털시대, 회원 역량 강화로 새 활로 찾아야

63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최고의 농촌여성단체인 한국생활개선중앙연합회 제14대 회장단이 취임하며 힘찬 재도약의 출발선에 섰다. 생활개선회는 한국전쟁 이후 피폐해진 우리 농업·농촌의 부흥과 농촌생활 개선을 목적으로 1958년 전국 80여개 생활개선구락부가 조직된 이후 꾸준한 농촌 의식주생활 개선, 농번기 탁아소 운영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으며, 이후 새마을부녀회로의 통폐합, 농촌지도자 내 분과로 명맥을 유지하다가 1994년 농촌진흥청 산하의 사단법인으로 정식 등록되면서 비로소 체계적인 농촌여성단체의 면모를 갖추고 본격적으로 독자적인 활동을 펼치기 시작했다.

해를 거듭하며 여성농업인단체로의 활동을 강화하던 생활개선회는 도·농 연대 교류사업과 영농체험교육, 농산물가공사업 등을 통해 농업전도사이자 농촌지킴이, 그리고 여성CEO로서 농업과 농촌사회의 당당한 주역으로 거듭났다. 또한, 농촌여성 권익 향상을 위한 가족경영협약, 회원 사기진작과 여성농업인으로서의 자긍심 고취를 위한 영농스타 발굴 시상, 농촌고령화에 부응한 노인 보살핌 과제활동, 다문화가족과의 자매결연 등을 추진하며 지역사회 핵심리더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2012년에는 국내 유일의 여성농업인 관련 전문언론인 농촌여성신문사와 동반자 관계를 맺은 생활개선회는 세종특별자치시에 농촌여성교육회관 건립을 위한 부지 마련과 농촌여성들이 생산한 우수 농식품 공동브랜드인 ‘농맘’을 만드는 등 대외 위상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에는 K-푸드의 세계화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펼쳤고, 여성농업인 법적지위 인정과 양성평등 실현을 위한 공동경영주 등록 확대, 개발도상국 농촌주민 의식주 개선을 위한 봉사활동 등으로 국내외에 인지도를 더욱 높였다.

코로나19는 생활개선회의 진면목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전국의 생활개선회원들은 면마스크를 손수 제작해 지원했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식료품 구입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을 위해 식료품을 지원하는 한편, 드라이브 스루 형식의 농산물 판매 등으로 국가재난 극복에 적극 동참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비대면, 온라인 언택트 시대로의 전환은 농촌여성들에게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다. 새롭게 출범한 제14대 생활개선중앙연합회가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청년세대, 그리고 도시민들과의 정보화능력 격차로 인해 기성 농촌여성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도래와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농산물 생산, 유통, 마케팅 등의 디지털화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고, 각종 교육과 소통 등도 온라인이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시대변화에 발맞춰 새롭게 출범한 제14대 생활개선중앙연합회는 농촌여성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과 사업, 정책 발굴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아날로그 방식의 농촌생활 개선 활동으로는 이제 조직의 정체성과 발전을 장담하기 힘들다. 변화에 적극 대처한 과제교육으로 농촌여성의 삶의 질 향상과 권익 보호, 소득증대를 선도해나갈 때 생활개선회에 밝은 미래가 있다. 이것이 생활개선중앙회 새 집행부에 거는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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