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8 세계여성의 날의 의미를 기리며...

‘빵과 장미를 달라’
100여 년 전만 하더라고 전 세계 여성의 삶은 가정을 지키는 것이 본분이었다. 제2차 산업혁명으로 기술이 발전되면서 가장 크게 바뀐 것이 있다면 여성의 역할이었다. 여성들은 자본주의 하에서는 하나의 노동 주체로 사회에 나와 일하기 시작됐다. 하지만 여성이 일할 수 있는 곳은 방직과 직물공장 등 한정적이었고 환경 또한 열악했다. 임금도 남성에 비해 턱없이 낮은 편이었다.

결국 열악한 노동 환경과 저임금에 여성들의 불만은 쌓여갈 수밖에 없었다. 113년 전인 1908년 열악한 작업장에서 발생한 화재로 여성노동자 여러 명이 숨지는 사건으로 미국 여성 섬유노동자 1만5천명이 참다못해 거리로 뛰쳐나와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고 외쳤다. 빵은 굶주림을 해소할 생존권을, 장미는 남성과 동등한 참정권을 의미했다. 가정에서 해방돼 사회로 나온 여성들은 노동 조건 개선과 여성의 지위향상을 요구했다. 1975년, UN은 여성의 지위 향상을 위해 3월8일을 ‘여성의 날’ 공식 기념일로 지정했고 세계 많은 국가에서 전 세계 여성의 경제적·정치적·사회적 지위향상의 의미를 되새기는 날로 기념하고 있다.

한국의 유리천장 척도는?
그럼 그동안 한국 여성의 지위는 많이 나아졌을까? 물론 전에 비해서는 나아졌지만, 여전히 문제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주로 여성의 고위직 진출을 가로막는 보이지 않는 장벽을 의미하는 유리천장이란 말이 아직 사회 전반에서 공공연하게 쓰이는 것만을 봐도 알 수 있다.
한국의 유리천장의 각 분야 점수를 환산해보면 OECD 29개 나라 중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32.5%로 최하위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로 여성 정치대표성이 특히 더 낮아 문제가 여전하다.

더구나 현재 코로나 상황에서 여성들은 더 위기에 내몰리고 불안하고 척박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코로나 상황을 겪으며 여성 5명 중 1명이 퇴직하는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경력단절을 겪고 있을 정도로 위기 상황에서 여성은 더 취약하다.
올해 세계여성의 날 기념식에는 오는 4월7일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많은 정치인들이 행사에 모습을 보여 여성들의 환심을 얻으려 했다.

그들은 “앞으로 여성이 능력을 마음껏 펼치고 지속할 수 있는 평등하고 공정한 세상이 되도록 모든 여성을 응원한다”는 축하 메시지를 남기며 성 불평등과 고정관념에 굴하지 않고 함께 목소리를 내어 성 평등 확산을 위해 동참할 것을 약속했다. 꼭 그렇게 하길 바란다.
이날 권력형 성범죄를 포함한 여성폭력 해결을 위한 제도의 법제화, 사회 모든 분야에서의 여성 대표성 확대를 위한 의지를 표출한 결의문도 함께 채택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 여성들의 의지다. 코로나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여성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때 올해 세계여성의 날 주제이기도 한 ‘도전에 대한 선택(choose to challenge)’은 중요하다. 다양한 편견과 불평등에 직면할 때마다 도전을 선택한 선각자 여성들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여성 인권과 지위가 확보된 것을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여성의 지위향상과 권익확보는 여성들 모두의 힘을 합하고, 불이익과 불평등에 맞서 도전하고 목소리를 낼 때 가장 효과적일 수 있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