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EI, ‘다품목·소량·규격화’된 우리 농산물 원료 확보 필요성 제기

▲ 백화점 식품매장에는 소비자의 취향과 선택권을 고려해 가정간편식을 분류해 진열하고 있다.
국내산 원료···신선도·안전성 우수
수입산 원료···가격 안정성∙ 가격경쟁력 확보에 유리

지난 몇 년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는 가정간편식(HMR) 시장과 국내 농업의 연계를 강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가정간편식의 국내산 원료 농산물 활용도를 높여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은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원장 김홍상)이 ‘가정간편식 산업의 국내산 원료 사용 실태와 개선 방안’ 연구를 통해서다.

가정간편식 시장은 1인가구와 맞벌이 증가 등에 따른 식사행태와 문화의 변화로 2010~2018년 기간에 연평균 16.1%씩 성장했다.

특히, 코로나19 발생 이후 비대면 문화 확산,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에 따라 가정 내 조리와 가정간편식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가정간편식 시장은 더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KREI 김경필 선임연구위원은 “가정간편식은 국내산 원료 사용 비중이 가공식품에 비해 높고 성장 가능성도 크기에 가정간편식 산업과 국내 농업과의 연계성을 강화한다면 국내 농가소득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전체 가정간편식 매출액은 약 4조2220억 원이다. 그중 즉석조리식품(58.8%)의 비중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 즉석섭취식품(34.0%), 신선편의식품(5.3%), 밀키트(1.9%) 순으로 나타났다.

가정간편식 생산기업의 생산 원료 총 사용량은 17만4000톤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67.1%는 국내산, 32.9%는 수입 원료를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산 원료 사용량이 가장 많은 제품유형은 즉석조리식품(5만7714톤)이고, 다음으로 즉석섭취식품(4만7161톤), 신선편의식품(7250톤), 밀키트(4535톤) 순이다.

국내산 원료 사용 비중은 밀키트(84.2%), 즉석섭취식품(77.6%), 신선편의식품(76.0%), 즉석조리식품(58.7%) 순으로 조사됐다.

한편 영농조합법인, 종업원 수와 가정간편식 매출액 규모가 작은 기업은 국내산 원료 사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국내산 원료를 사용하는 이유로는 신선도·안전성이 우수한 원료, 등급화·규격화 등 품질 요인이 크게 작용하는 반면, 수입 원료를 사용하는 이유는 가격 안정성과 가격경쟁력 확보 여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KREI는 이런 조사결과를 토대로 가정간편식의 국내산 원료 사용 확대를 위한 과제를 원료 사용자 측면과 제품 소비자 측면에서 발굴해 제시했다. 사용자 측면에서는 ▴원료 거래 주체 간 거래 기반 구축 ▴제품 유형과 원료 특성을 고려한 개선방안 마련의 필요성을 밝혔다. 소비 측면에서는 ▴가정간편식 판매처별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 ▴소비 수요를 고려한 연구개발 추진을 강조했다.

김경필 선임연구위원은 “가정간편식의 원료 사용 특징은 일반 가공식품에 비해 ‘다양한 원료 품목의 소량 투입’, ‘규격화된 원료 사용’ 경향이 있으며, 제조 특성상 ‘원료의 신선도·규격화’ 등 품질 요인이 구매경로를 선택하는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가정간편식 생산에서 국내산 원료 사용을 높이는 방법은 ‘다품목·소량·규격화’된 원료 확보에 용이한 거래방법을 택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체계적인 벤더업체 육성을 통해 생산기업-계약재배 농가의 매개체 역할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가정간편식은 가공식품과 비교해 다양한 차이를 가지고 있으나 제도적으로는 가공식품의 하위개념으로 구분되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가정간편식과 가공식품의 국내산 원료 사용 확대 방법의 차별화 ▴가정간편식 생산기업의 특성 고려 ▴산업 주체별 역할을 설정해 협력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가공식품과 달리 생산에 투자되는 초기 비용이 높은 가정간편식의 특성을 고려해 생산설비 부족 완화, 인력 수급 문제 완화 및 전문인력 육성,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전산화 시스템 도입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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