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 - 최미경 영동군연합회장

▲ <메주도 익어가고 사람도 익어간다. 깊은 맛이 느껴지 는 영동군연합회 최미경 회장.>TL

시끌벅적 가족같은 영동
생활개선영동군연합회는 늘 정해진 시간보다 한 시간 전부터 모여 담소를 나누기로유명하다. 서로 암묵적인 전통처럼 특히 11개 읍·면 회장들은 각자 지역의 특산품이나 손맛이 묻어나는 음식을 가지고 마을잔치처럼 모인다. 최미경 회장은 11개 읍·면 회장 중에서 나이가 가장 어리다. 그래도 특유의 에너지로 단체를 활발하게 이끌어나가고 있어 인기가 많은 편이다.

“교육이나 행사를 진행하면서 인원동원으로 걱정해 본적은 한 번도 없어요. 영동군연합회는 회원들이 모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어서 여타의 농민단체들이 우리 생활개선회를 무척 부러워해요.” 오랜 세월 서로 언니, 동생하며 허물없이 지내오는 회원들이지만 공적인 자리에서는 회장으로 깍듯하게 존중해주고 일처리를 해 나간다. 공과 사가 엄격한 영동군연합회다.
최 회장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영동군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은 물론이고 영동군청의 담당자들과도 활발하게 교류를 하고 있다.

생활개선회 안에서 행복 찾길...
포도농사만 1만 4000평을 짓고 외동아들인 남편에게 시집와서 시부모를 모시며 사느라 젊은 날은 고생이 많았다고 한다.
“내가 농사짓고 살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젊어 도시생활을 해서 계속 그렇게 살 줄 알았는데 사람 운명이란 게 참 알 수가 없네요. 처음 시댁에 인사드리느라 험준한 이곳 고갯길을 넘을 때 구두굽이 다 나갈 정도였는데도 결혼한 걸 보면요(웃음).”

고생스러운 농촌생활이었지만 낙천적인 최미경 회장은 외동인 남편이 외로워 보여 딸 셋에 아들 하나의 자녀를 두고 그렇게 영동의 씩씩한 새댁이 됐다고 한다. 영동배, 영동곶감 등 사시사철 먹거리가 풍부한 영동의 자연환경은 최 회장이 정을 붙이고 사는데 큰 역할을 했지만 그보다 더 의지가 된 것은 생활개선회였다.

“특히 전통음식 동아리가 좋았어요. 교육받으며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게다가 자격증까지 딸 수 있는 그 시간이 농촌생활에선 활력이 됐죠. 한식조리사 자격증도 따고 점점 영역을 넓혀 천연염색 동아리 회장도 맡게 됐어요.”

650여명의 영동군 회원들이 자신처럼 생활개선회 활동을 하며 보람을 느끼고 거창한 목표보다는 그 안에서 교류하며 행복한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것이 최 회장의 소박한 바람이지만 지금은 농촌도 많이 변화하는 것을 몸소 느낀다고 한다. 이전의 교육을 무조건 답습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방식으로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요즘 들어 부쩍 들고 있다고.

변화하는 농촌생활
멀게만 느껴졌던 디지털 생활로의 변화바람이 영동에도 불고 있는 것이다. 영동군 연합회는 코로나19의 영향 때문이기도 하지만 작년 대부분의 행사를 비대면으로 진행했다. 회원 상호간의 교류가 이제는 밴드나 카카오톡 등 SNS로 이뤄지고 있고, 특히 최 회장도 본인의 농산물인 포도를 기존의 방식으로 판매하는 데는 한계를 느껴 디지털 변화의 필요성을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다.

“나이가 들수록 유튜브가 효자더라고요. 기술교육도 유튜브를 통해 받으면 일하면서 틈틈이 틀어놓고 들을 수도 있고 반복할 수도 있으니 효과가 좋은 것 같아요. 이제 우리 영동군연합회도 변화에 적극 대처해 나가야 겠죠.”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고 유연한 사고를 가진 최 회장은 누구보다도 영동군연합회를 사람냄새가 나는, 그러면서도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 단체로 이끌어나갈 인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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