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중기획 - 농촌여성, 디지털 완전정복(전북 완주‘오색오감스마트팜’윤지성 대표)

청년농업인 스마트팜 종합자금 지원사업에 선정

기계가 정밀하게 환경제어 하니 품질 향상

포스트 코로나 시대, 디지털을 주축으로 하는 스마트농업은 농업의 고도화와 고령화에 대응하면서 신규농업인 육성과 비 대면이 주도하는 현실에서 대세로 더욱 굳건해지고 있다. 정부 는 2014년부터 스마트팜의 보급과 확산을 추진하면서 농업의 디지털화는 일부 대농과 청년농업인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많 은 여성농업인과 중소농에게 적합한 스마트농업을 각각의 품 목에 적용하고,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 에 본지는 디지털농업을 구현하고 있는 전국의 여성농업인을 만나본다.

▲ 윤지성 대표는 여성친화적이지 않는 농업환경에서 스마트팜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오색오감농장은 전북 완주로 귀농한 윤지성(43) 대표가 딸기와 쌈채소를 재배하는 스마트팜이다. 버튼 하나로 온도와 습도, 풍향, 풍량 등을 조절하는 이곳의 영농현장에서 치열함은 찾아 볼 수 없다. 농장은 마치 온실카페에 온 듯 평화롭다.

경력단절 후 농업에서 길 찾아
윤지성 대표는 귀농 전, 대학에서 화학공학과를 전공한 후 학원강사로 활동했다. 유쾌한 성격 덕분에 학생들이 따르는 인기 강사였지만 결혼과 출산을 하면서 일을 잠시 쉬게 된 것이 경력단절로 이어졌다.
“학원가가 생각보다 유행에 민감해요. 입시정책도 계속해서 변화하고요. 아이를 조금 키우다 다시 일을 시작하려 하니 그사이 많은 게 바뀌어 나서지 못하겠더라고요. 육아를 하며 계속해서 변화하는 입시경향을 쫓아가기도 무리일 거라고 판단했고요. 새로운 도전을 해보자고 결심한 뒤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농업을 권유했고, 저 또한 흥미가 생겨 우선 귀농·귀촌 아카데미에 등록했죠.”

윤 대표는 과수, 화훼, 버섯, 채소, 첨단농업부터 유기농, 체험농장까지. 우리나라 농업 전반에대해 조금씩 알아봤던 이 시기가 무척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농사하면 곡괭이, 호미만 생각하던 저에게 새롭고 즐거운 세상이었죠. 농업에 종사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고요.” 그렇게 윤 대표는 한국농수산대학 2014학번 신입생이 된다.

▲ 자동환경제어 기능, 자동양액기 전동트레드밀 등으로 노동력을 절감하고 있는 오색오감농장

멀고도 험한 스마트팜
학교에 다니면서부터 윤 대표는 첨단농업에서 길을 찾았다.“스마트팜이 농업의 미래라는 생각을 했어요. 곧장은 아니더라도 기회가 닿으면 스마트팜을 운영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죠.”
그러나 학교에 졸업한 뒤, 윤 대표 수중의 자금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비닐하우스를 마련하는 것뿐이었다. 하우스를 짓고 유기농 농사를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스마트팜에 대한 생각이 더욱 간절해졌다. “평소 체력이 좋다고 자부한 저인데도 몸이 견디질 못하더라고요. 스마트팜 아니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윤 대표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만 39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융자를 지원해주는 스마트팜종합자금 지원에 지원했다. 윤 대표 나이 39세 때 일이다.
“마지막기회였죠. 정말 간절했어요. 준비 기간만 1년 걸렸고, 주변에서 너무 과한 투자가 아니나며 만류도 정말 많이 했고요.”
특히 짧은 농사경력과 담보의 부재는 윤 대표의 상환 가능성을 의심토록 한 것들이다. “그래서 사업계획서에 공을 들였죠. 수십 번 고쳐 쓰고요. 제 가능성을 믿게끔 하도록 노력했어요.”
겸손한 모습을 보인 윤 대표이지만 그는 이미 한농대 재학 때부터 준비해 원예교육, 유기농업, 농기계 운전기능사 등의 다수의 농업 자격증을 보유했고, 기회가 닿으면 나간 경진대회 등에서 받은 수많은 수상경력, 게을리하지 않은 농업 관련 기관 교육 이수 등 탄탄한 이력을 갖추고 있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윤 대표는 당시 전국에 6명 뿐인 청년농업인 스마트팜 지원 심사에 통과했다.
“귀농 결심 후 했던 노력들이 결실을 맺는 것 같았어요”

농산물 품질은 더욱 향상
오색오감농장은 자동환경제어기능으로 온실 내 적절한 습도와 온도을 세팅한다. “이전에는 건조할 것 같으면 스프링클러를 돌리고, 온도가 올라간다 싶으면 문을 열고, 환풍기 돌리고, 제가 일일이 다 알아서 조절해야 했다면 지금은 세팅만 해놓으면 되죠. 지난해에는 특히 흐린 날이 많아서 물주는 횟수를 줄여야 했는데, 광센서 감지 등으로 알아서 물이 적게 들어가더라고요.”
스마트팜으로 인해 가장 좋은것은 사소한 신경이 줄어드니 농장경영과 작물관리에 더욱 힘쓸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적으로 환경이 제어되다 보니 병충해가 확실히 덜 생기고 그러니까 더불어 품질은 더욱 좋아져요.”

오색오감농장 딸기와 쌈채소는 무농약으로 재배한다. 윤 대표는 스마트팜이라서 좀 더 수월하게 GAP 인증도 받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품질을 인정받아 공공급식에도 납품하고 완주군 로컬푸드에서도 인기가 많아요. 인터넷 판매할 예정인데 판매할 수량이 부족할 정도입니다. 소비자들도 딸기가 탱글탱글하고 신선도가 오래유지된다고들 해서 뿌듯하고요.”
뿐만 아니라 전동트레드밀 등으로 작업환경개선을 해 노동력을 줄인다.
“비료포대는 꼭 20kg씩 포장돼 있는 등 농업환경은 여전히 여성친화적이지 않아요. 이러한 환경에서 스마트팜은 여성농업인에게 또 다른 대안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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