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화순의 로컬푸드매장을 찾은 적이 있다. 인근의 광주광역시에서 하루에도 버스 몇 대를 대절해 올 정도로 항시 붐비는 매장이었다. 그곳을 찾은 한 고객도 집에서 상추를 키워먹는데 감자를 사기 위해 온 광주분이었다. 도시농업은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 왔지만 그때 광주분처럼 집이나 옥상, 베란다에 자그마한 텃밭에서 본인과 가족이 먹을거리를 직접 재배하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모습이다.

하지만 지역의 농산물소비를 잠식할 거란 우려에 농업인들은 도시농업 확산에 반대의 목소리도 있었다. 물론 도시농업의 가치는 일차적으로 건강한 여가생활과 일정한 경제이익을 얻는 도시민들에게 있다. 그렇지만 제 손으로 먹거리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그 노고가 얼마나 큰지 대략이라도 짐작하게 된다. 그들은 밥상물값이 고공행진이라는 일부 언론의 호들갑에도 싼 가격의 수입농산물 범람에도 우리 땅에서 자라 튼실한 국산농산물에 우선 손길이 가게 마련이다. 코로나19로 부각되는 저밀도사회에 대한 수요가 이어진 귀농귀촌 붐도 본인만의 농사를 지은 이들이 상당수며 로컬푸드매장의 주요고객도 그들이다.

도시농업의 농산물 소비 잠식은 극히 일부분이다. 농업인의 수고에 공감하고 국산농산물 소비를 우선하며 농촌에 살고자 하는 이들이 늘어난다면 그것이 바로 도시농업의 진정한 가치일 것이다. 농업과 농촌의 지속가능성에 힘을 보태는 도시농업의 순기능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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