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신용습 경상북도농업기술원장

"눈으로 즐기고 입으로 맛보는
임금님 수라상 부럽지 않은
건강한 밥상 만나러 가보자"

▲ 신용습 경상북도농업기술원장

동의보감 잡병편에서는 ‘(중략) 병의 근원을 깨닫고 음식물로 이를 치료하며 식이요법으로 병이 낫지 않을 때에 약을 사용하도록 한다’고 기록돼 있다. 즉 균형 잡힌 식사만큼 몸에 좋은 것은 없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콕’ 생활이 늘면서 음식을 소비하는 패턴에 변화가 생겼다. 방문 외식 소비는 위축된 반면 배달음식과 집밥 등 비대면 소비는 증가했다. 이제 소비자는 간편하면서도 신선하고 건강한 간편식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밀키트(meal kit) 산업은 ‘편리미엄’, ‘언택트’ 바람을 타고 전년대비 3배의 폭풍성장을 했다.

건강과 더불어 소비자의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부분은 안전성이다. 농촌진흥청(2020 농식품 소비트렌드)에 따르면 농산물 구매 시 ‘안전’에 대한 관심이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가장 많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안전성을 인정받은 국산 농산물에 대한 수요도 증가했다. 여행 트렌드 또한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쾌적한 숨은 여행지와 맛집 탐방 등 맞춤형 여행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색적인 관광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가족과 건강식을 즐길 수 있는 ‘농가맛집’이 인기를 끌고 있다.

‘농가맛집’은 지난 2007년 국민에게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농가소득 향상을 위해 시작된 사업이다. 지역농업과 문화를 연계한 농촌형 소규모 외식산업을 통해 농외소득을 향상하고 전통식 문화의 계승과 확산이 그 목적이다. 농가맛집은 농산물을 직접 재배하고 지역 식재료를 50% 이상 활용한 향토음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일반 음식점과 차별화된다. 음식뿐만 아니라 농촌문화도 함께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차이가 있다. 농가맛집은 지난해까지 전국에 182곳이 조성됐으며, 경북에는 2011년부터 도비로 지원해 25곳이 운영 중이다.

경북도농업기술원에서는 코로나19 등으로 급격하게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하고, 지역에 맞는 향토음식을 발굴해 상품화하기 위해 몇 가지 사업을 중점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한 소비자 트렌드 맞춤형 메뉴를 개발해 보급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지속적으로 증가해 오던 가구의 외식비중이 감소했다. 신선한 식자재를 활용한 도시락이나 밀키트로 다양한 변화를 추구해 농가소득의 블루오션으로 만들어야 한다. 둘째는 ‘1시군 1특화 밥상’ 개발이다. 예를 들어 영양은 영양(榮養)밥상, 의성은 마늘밥상, 울릉은 나물밥상, 문경은 오미자밥상, 성주는 참외밥상 등 지역특산물을 사용해 해당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특색 있는 밥상을 개발할 계획이다. 그래야만 그 지역의 대표 특산물도 자연스럽게 홍보될 수 있지 않을까?

셋째는 지역 관광명소와 연계한 상품 개발과 홍보 강화다. 유명 셰프와 연계한 ‘맛투어’ 상품을 개발하고, SNS 홍보, 입소문단을 구성해 농가맛집의 맛과 매력을 적극 홍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번 휴일에는 가족들과 눈으로 즐기고 입으로 맛보는 임금님 수라상 부럽지 않은 건강한 밥상을 만나러 가는 건 어떨까? 코로나19 등으로 가중되는 업무 스트레스 등을 잠시 뒤로 하고 휴일만이라도 자연을 벗 삼아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들이 우리들에게 위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농업인들은 늘 정직함으로 농사짓고 건강한 재료로 음식을 만든다. 농가맛집이 많은 이들에게 알려지고 또 많은 이들이 맛을 체험하고 행복해지길 기대해 본다. 이렇게 하면 조금이나마 지역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매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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