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넷플릭스와 함께한 설 명절이었다. 추천작품, 채널, 게시물 등을 보며 요즘 나의 관심사와 근황을 기가 막히게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휴대폰 속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 기능 때문이겠지만 조금 거부감이 들기도 했다. 유튜브 추천 영상은 잊고 싶은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도 한다.

앞으로는 어떤 시장이든 개인의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이에 걸맞는 상품을 노출하기 위한 알고리즘 기능이 더욱 중요하다고 한다. 우리는 이미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등의 VOD 서비스에서 추천작품과 예상 별점을 보며 이를 매일 접하고 있다. 그런데 문득 이러다 개인이 접할 수 있는 세상은 더욱 좁아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취향만 즐기면서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더욱 커지는 것은 아닐지.

나는 농업전문지에 들어오기 전에는 몰랐던 세상을 알아가고 있다. 세간의 주목을 받지는 못하지만 꾸준히 농민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고, 좋은 먹거리를 위해 애쓰는 이들이 있고, 지역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이 있다. 만약 나의 환경과 취향에만 갇혔다면 알지 못했을 것들이다. 유튜브 추천 영상에 딸기수경재배법 같은 건 절대 뜨지 않았을 테지. 이런 흥미진진한 세계를 겪으면서 취향과 경험에 갇히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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