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람 - 농산물 전문 라이브커머스 이해솔씨

라이브커머스는 한마디로 모바일판 홈쇼핑이다. 가장 큰 특징은 판매자와 소비자 간 쌍방형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소비자는 궁금한 점을 실시간 묻고 답을 얻을 수 있다. 모바일 쇼핑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빠르게 라이브커머스를 소비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코로나19에 비대면 쇼핑형태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다양한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에서 농축수산물 전문 쇼호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이해솔 씨를 만나봤다.

▲ 완판을 위해서 ‘먹방’이 중요하다. 이해솔씨는 산지에 농산물과 제품에 대한 공부로 무장한 후 몸을 사리지 않고 방송에 임한다

- 어떤 계기로 농축수산물 라이브커머스에 몸담게 됐는지.
햇수로 14년차 방송인이다. 처음부터 쇼호스트를 했던 건 아니었다. KBS ‘6시 내고향’ 등에서의 오랜 리포터 활동 덕분인지 농어촌에 친숙한 이미지가 생겼다. 7년 전, 내 방송을 보던 홈쇼핑 관계자가 토크쇼처럼 진행할 쇼호스트가 필요하다며 캐스팅 제안을 했던 게 첫 시작이다. 산지를 누비다 보니 농축수산물에 대한 애정이 자연스럽게 생겼다. 농어민들의 노고를 지켜보다 보면 누구라도 그럴 것이다.

-완판을 위한 자신만의 전략이 있다면.
공통적으로 가장 매출이 잘 나올 때는 일명 ‘먹방’을 잘 할 때다. 먹방을 잘 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많이 먹는다기 보다는 과일은 대부분 예쁜 빛깔과 향이 좋기 때문에 시각과 후각에 대한 감탄을 통해 시선을 잡아둔다. 반면 수산물과 축산물의 경우는 조리를 잘 해서 맛깔스러운 요리를 잘 조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채소류의 경우에는 건강함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의 특성을 자극하며 왜 먹어야만 하는지를 강조하고 있다. 같은 농식품도 시기와 단가 그리고 패키징에 따라 셀링포인트가 달라진다.

- 방송 준비 과정이 궁금하다.
판매할 아이템이 결정되면 촬영에 온전히 임하기까지 최소 일주일 많게는 한 달 가량의 시간이 걸린다. 사전에 농가와 셀링포인트를 결정하고 인터넷 쇼핑 최저가를 확인 후 마트와 전통시장을 다니며 시장조사를 한다. 식품을 먹는 모습을 연습하고 조리가 필요하다면 요리 시연 연습도 한다. 이런 과정이 모두 끝나면 당일 3시간 전에 도착해서 사전 리허설을 진행한 후에 본 방송을 시작한다.

- 산지에서 진행하다보면 스튜디오와는 달리 실수도 많을 듯 싶다
논, 밭, 산, 바다가 나의 주 촬영지다. 그만큼 휴대폰도 잘 되지 않는 그런 곳들이다. 이런 환경에서 방송을 하려다 보면, 온전히 방송이 끝나는 게 기적일 때가 더 많다. 제주감귤 판매를 위해 찾은 서귀포의 감귤밭은 그림같은 풍경으로 시작이 좋았지만 1시간 생방송 도중에 인터넷이 8번이나 끊기고 심지어 나중에는 영상은 멈추고 오디오만 송출되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귤 판매는 아주 성공적이었다. 화면에서 귤을 까서 먹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없으니, ASMR 콘텐츠처럼 마이크를 입 가까이에 가지고 와서 과즙과 씹는 식감을 소리로 들려주고 제품을 설명하고 풍경을 스케치 해주었다.

- 오랜시간 농축수산물 판매를 하다보면 농촌에 애정이 생길 것 같다.
맞다. 귀촌을 진지하게 고민할 정도로 농촌에 빠져버렸다. 농촌에는 강요하지 않아도 정직과 부지런함이 배어있다. 농부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거짓말을 하면 농작물이 잘 될 수가 없다. 가장 최고의 거름이 발걸음이라고 그러시더라. 그만큼 애지중지 자식만큼 귀하게 여기며 키워내는 농작물들. 새벽 3~4시에 나가서 파도와 싸우며 매일 신선한 수산물을 공급하시는 어부들. 본인의 밥때는 거를지언정 동물들의 식사시간을 시간단위로 지켜가며 건강히 키워내시는 축산업자들. 이분들의 노고를 보다보면 진행을 잘해 구매율을 올려야겠단 생각밖에 안 든다.

-앞으로의 계획은
라이브커머스는 심의가 없다. 그래서 과장된 표현과 진행을 해도 누구하나 나무라지 않는다. 과장된 효능 광고의 위험에 빠지기 쉽다.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발생되는 문제들이 많다. 오랜 시간 활동해온 경험과 시장에서 먼저 활동해온 선배로서 고연령대가 많은 농업인들, 그리고 함께 일하시는 농업인 2세 자녀분들을 위해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라이브커머스 강의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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