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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인안전보험, 예방으로 무게추 옮겨야■포커스-농업인안전보험 개선 방안은?
이희동 기자  |  lhd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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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2.19  0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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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도별 농업인의 휴업 1일 이상 업무상 손상(출처:국립농업과학원 농업인안전보건팀)

임의가입 형식 탓에 2019년 가입률 63.1% 머물러
현행법에 예방 관련 사업은 통계자료 수집이 고작
특수건강검진 도입·가입률 높일 인센티브 고려해야

산재보험 대신한다지만…
만 15세부터 84세(일부 상품은 87세) 농업경영체에 등록된 농업인을 나이에 관계없이 동일한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는 농업인안전보험은 농작업 중 일어날 수 있는 재해와 질병, 신체장해 또는 사망 등을 보상하고, 정부가 50%를 지원하는 정책보험이다. 거기에 지자체와 농축협 등이 지원까지 합치면 농업인의 실제 부담률은 20% 전후다.

농업 재해율과 사망만인율은 0.81, 1.13인 반면, 전체산업 평균 0.58, 1.08보다 높게 나타났다. 일반 근로자가 가입해야 하는 산재보험의 대상에서 5인 미만 농임어업 중 상시근로자 5인 미만 사업장은 적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농업인안전보험은 농임어업의 재해발생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2019년 기준 가입률은 63.1%인 82만4000여 명에 머물렀다.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인안전보건팀의 조사에 의하면 1일 이상 휴업한 농업인의 39.2%는 골절이었고, 근육·안대 파열, 삠·접질림, 허리·목디스크 파열의 순이었다. 업무상 손상에 따른 휴일일수가 30일 이상이 전체 손상건수를 절반을 넘고, 영구장애로 이어진 경우도 7.2%로 빈도와 심각성 양면에서 위험 수준이다. 거기다 특정 암이나 호흡질환, 피부질환, 신경계 질환 등은 일반인구집단보다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농업인안전보험의 필요성은 크다.

하지만 ‘농어업인의 안전보험 및 안전재해 예방에 관한 법률’(이하 농업인안전보험법)에 의거한 농업인안전보험은 임의가입과 민영보험을 채택하고 있다 보니 충분치 않은 가입률과 불충분한 보장은 여전한 문제점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12월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재해보험심의회를 열어 농업의 겸업자 보호를 위해 보험별 적용받는 사업장이 다르다면 가입범위를 확대하는 것을 허용하고, 기존의 NH농협생명에 한정되던 것에서 지역농협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부문을 놓쳤단 지적이 있다.

예방규정 거의 전무
국회입법조사처 김규호 입법조사관은 “농업인안전보험 급여 수준은 산재보험보다 전반적으로 낮으며, 1년마다 재가입해야 하는 방식도 보장기간과 가입심사와 관련해 농가에게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리고 “임의보험이라 미가입 농가가 여전히 많고, 가입농가도 산재보험 확대과정에서 오히려 배제당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업인안전보험의 개선과제로 치료급여금·휴업급여금·장해급여금·유족급여금 등으로 나누어진 종류애 따라 지급형태의 연금화, 장기가입이나 가족 등도 가입하도록 상품의 다양화, 질병의 인정기준의 확대 등을 주장했다. 그리고 농업인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재해예방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 조사관은 “농업인안전보험법을 보면 보험과 예방을 함께 강조하고 있지만 ‘제3장 보험사업의 지원’의 제16조 농어업작업안전재해의 예방을 위한 기본계획의 수립 등에만 규정돼 있을 뿐”이라며 “교육과 홍보 등 재해예방을 위한 실체적 규정을 마련할 필요가 있고, 보험료 중 일부의 예방활동 투입, 농기계 재해예방 활동 참여도와 보험료 할인 연계 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조사관의 주장처럼 무엇보다 시급한 건 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세부적인 규정의 근거다. 현행법률에서 안전재해 예방대책 관련 규정은 통계자료 수집과 예방업무 수행에 관한 대략적인 문구만 명시돼 있다. 실상이 이렇다보니 예방을 위한 규정이 없는 빈껍데기에 불과하단 비판을 면할 수 없다.

20대 국회 김철민 의원이 발의한 농업인안전보험법 개정안을 보면 실태조사를 농어업기계 설비 등으로 인한 안전재해를 2년마다 실시하도록 했다. 그리고 안전재해 추진대책 수립과 시행 시 예방교육 및 홍보, 농식품부 장관 등이 예방과 관련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업무 등으로 역시 구체화함으로써 예방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했다. 하지만 개정안은 20대 국회 회기 종료와 함께 폐기됐고, 후속조치 또한 없는 상황이다.

건강검진 등 예방사업과 인센티브 고려해야
법안 마련 이외에도 예방을 위한 다양한 인센티브도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보다 더 늘어나야 한다.경기도농업기술원은 여성농업인과 고령농업인을 우선으로 농작업 안전화를 2만9000명에게 보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넘어짐 사고를 포함해 농업인의 안전재해 예방을 위해 생활방수와 외부 이슬 차단효과가 있고, 야간보행 시 사고를 방지할 수 있는 빛 반사소재와 바닥 미끄럼 방지설계가 들어간 제품이다. 그동안 일부 지역에 소량물량이 된 적은 있지만 전체 시군에 보급되는 건 올해가 처음으로 17억40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그중 화성시는 농업인안전보험에 가입한 농업인에게 우선 배정한다. 이같은 인센티브는 농업인안전보험 가입률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관계자는 예상했다.

농작업 중 발생할 수 있는 질병을 예방하기 위한 특수건강검진도 필히 고려해볼 사업이다. 농식품부는 여성농업인 특수건강검진을 2022년 정식사업으로 시행하기 위해 올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자 했다. 하지만 관련예산 32억 원이 여성농업인에게만 특혜를 줄 수 없단 이유로 전액 삭감되며 좌초되고 말았다.

농업안전보건센터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상황에서도 농업안전보건센터에서 550명의 검진을 했고, 기존 450명의 결과와 합쳐 예방을 위한 유의미한 데이터를 내놓을 것”이라며 “질병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회적 비용을 감안하면 예방에 충분한 예산을 배정하는 건 이보다 더 큰 이익이 없기 때문에 지난해 예산 전액 삭감은 너무나 아쉬운 결과”라고 토로했다. 이어 “내년이라도 정식사업으로 예산이 통과되면 농업인 재해를 줄일 수 있는 일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특수건강검진과 같은 예방사업에 보험료 일부를 투입한다면 정책보험의 취지를 살리는 일이다. 더 안전한 농작업환경을 마련함으로써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자 국가와 지자체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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