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성수품 수급·가격 동향

▲ 농축산물의 높은 가격에 소비자는 저렴한 가공품이나 수입산으로 손길이 가면서 소비패턴이 고착화될 우려도 있다.

전년대비 설 성수품 가격 19% 상승…사과·배 가격은 60% 이상 올라 
늘어난 가정소비·AI로 계란 가격 고공행진, 당분간 떨어지기 힘들 듯

코로나발 광풍이 설차례상에도 급격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설연휴가 끝날 때까지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연장한데다 전국의 지자제도 이른바 마음만 고향 방문하기 캠페인 등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어 설 성수품의 소비도 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의하면 대형마트 기준으로 36개 성수품목(6~7인 기준)의 구매비용은 26만1812원으로 전년대비 19%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상황에서 설명절특수에 대한 농가의 기대심리는 사라진 지 오래다. 명절 차례상에는 으레 가격이 비싸도 국산을 구입한다. 그러나 가격의 고공행진은 소비자가 기꺼이 구입할 수 있는 상한선을 넘어섰다는 목소리가 많다. 어쩔 수 없이 수입산을 구매하는 경우가 늘 것으로 보이며, 특히 대체효과가 큰 과일은 급등한 가격이 소비부진으로 이어져 수입산을 구입하는 패턴으로 완전히 바뀔 수 있는 우려를 농가는 하고 있다. 국산 농축산물 가격이 높아지면 다양한 가공제품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커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유례없는 장마와 봄철 냉해와 수확철 태풍 등의 영향으로 부진한 작황이 쌀과 과일과 채소 가격 강세로 이어지고 다시 소비부진으로 연결될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오이·호박·풋고추·토마토·딸기·수박·참외 등 주요 7대 과채 생산량은 2019년 210만 톤에서 지난해 194만 톤으로 약 8% 줄었다. 재배면적의 감소 영향도 있지만 여름철 최장기간 폭우로 착과가 불량했고, 침수피해가 겹쳐지면서 상승한 가격이 설명절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수확량 줄어든 사과·배…알뜰세트 선호
과일은 가격상승이 계속 되면 대체할 수 있는 수입산 과일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에 대체효과로 인해 일시적이 아닌 장기적인 소비부진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적정한 가격유지가 중요하다. 차례상에 오르는 대표과일인 사과와 배는 수확량 감소로 설 성수기 출하량이 전년대비 감소하고, 가격은 높을 전망이다. 지난해 저장사과는 대과보다 중소과가 많고 품위 역시 좋지 못해 저장성이 낮아 2월 이후 출하량은 전년대비 22% 감소할 전망이다. 배 생산량은 전년대비 34% 줄어든 13만3000톤으로 가격은 전년동기 대비 61%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과와 배는 제수용으로 쓰겠다는 소비자 구매의향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지만 고향을 방문하거나 가족·친지와 보내기 어려워지면서 만남 대신 사과와 배 등의 선물로 대신하면서 소비가 늘 것으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예측했다.

이에 농협은 채소와 과일의 계약재배물량을 평년보다 2배까지 늘리고, 축산물은 농협공판장 도축물량은을 최대 1.4배까지 늘린다. 중소과와 사과와 배가 함께 담긴 혼합세트의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알뜰과일 선물세트를 5만 개 공급하고, 농축산물과 제수용품, 설선물세트 등 1300개 품목을 할인판매한다. 농협경제지주 자료에 의하면 설 농축산물 공급상황(1월말 기준)은 18내 사과와 10내 배는 10%대 상승률을 보였고, 혼합세트 2호는 무려 40% 상승률을 보였다.

▲ 계란 소비자가격 동향

가정소비 늘어난 계란, AI 여파로 가격 고공행진
명절수요가 특히 많은 계란도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는 조류인플루엔자의 영향으로 가격이 전년동기 대비 53.4% 급등하면서 미국으로부터 긴급하게 수입하는 등 설 물가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계란은 농경연의 1월 농업관측본부 소비자 조사결과 ‘지난해 가정 내 소비를 늘렸다’는 응답이 60.5%에 달했고, 올해 소비 역시 늘리겠다는 응답이 41.7%인 반면 줄이겠다는 응답은 4.1%에 불과해 명절까지 겹치면서 당분간 가격상승세는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소고기 돼지고기(1월말 기준) 전년대비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한우등심 1등급 100g과 돼지삼겹살 100g은 전년대비 가격이 각각 10.7%, 17.7% 상승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대비 4.5%, 2.5% 하락해 조금씩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농촌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