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심 명 필 교수

인하대  심 명 필 교수

 

지구온난화로 물부족 심각…물전쟁 가능성도
세계 물시장 급성장…석유산업 추월 전망
지속된 가뭄…대체 수자원 개발 서둘러야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양은 14억㎦. 이는 지구 표면 전체를 3000m의 깊이로 덮을 수 있는 양이지만, 이중 인간이 이용 가능한 담수량은 전체 물 양의 2.5%에 불과하다. 그나마 빙하를 제외하고 현실적으로 이용이 가능한 담수는 0.8%뿐이다. 특히,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로 세계 각국이 물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이제 물부족으로 인한 전쟁가능성까지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도 최근 심한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하대 사회기반시스템공학부 심명필 교수로부터 물부족 사태 현황과 대체 수자원 개발 실태에 대해 들어봤다.

 

세계 각국이 물부족 사태를 겪는 가운데 대체 수자원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물이 갖는 경제적 가치는 어느 정도인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최근 전 세계가 물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지난해 가을부터 지속된 가뭄으로 강원도와 경상도 지역은 수십년만의 물부족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단 식수뿐만 아니라 농업용수 부족으로 올해 농업도 걱정되고 있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이 금세기 중반에 세계 수자원량이 10~30%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는 가운데, 지난 세기가 석유 중심이었다면 21세기는 수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이 세계 경제를 주도할 것이라고 한다. 세계 각국이 대체 수자원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여름철 많은 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물부족 국가’라는데.
-우리나라는 이미 예견된 ‘물부족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1245㎜이지만 3분의 2가 여름 장마철과 태풍기간에 집중된 매우 불리한 자연조건을 가지고 있다. 더욱이 강수량이 집중되는 시기에 물을 가둘 수 있는 저장창고가 충분치 않아 대규모 홍수 피해로 이어질 뿐 아니라 식수와 농업·공업용수의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저수능력이 부족하다보니 전체 강수량의 4분의 3이 버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반해 우리 국민의 물 이용량은 계속 증가하고 있어, 현재의 다목적댐과 용수전용댐, 농업용 저수지에 최대한도로 물을 가둔다고 해도 8억톤의 물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지난 가을부터 계속되고 있는 가뭄으로 전국의 저수지 저수량이 바닥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강원도와 경북 일부지역에서는 제한급수를 하고 있으며, 일부 학교는 급식도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물부족 사태로 지역인심도 각박해지고,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기준치를 넘어서는 등 가뭄은 사회문제와 환경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

 

지난 가을 이후 계속된 겨울가뭄으로 말라버린 저수지

 

바닷물을 담수화하는 플랜트

 

물부족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체 수자원 개발 실태는 어떠한지?
-수자원을 대체할 수단으로는 바닷물과 구름 등을 들 수 있다. 우선 바닷물을 이용하는 방법은 해수를 담수화하는 것이 있다. 이는 바닷물에서 염분을 걸러내고 담수를 만드는 방법이다. 전 세계적으로 현재 약 4천만㎥의 담수화시설이 운영되고 있으며, 2015년까지 1억㎥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한다. 담수화시설로 세계 최대는 사우디아라비아 슈아이바로서 하루에 88만㎥를 공급해 30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전에는 바닷물을 끓여서 수증기를 다시 모아 물을 만드는 증류식이 사용됐지만 물을 끓이는 데 투입되는 연료 소비량이 많아 최근에는 삼투압을 이용해 가열하지 않고 담수를 얻는 역삼투압 방식이 주로 이용되고 있다.
역삼투압은 고농도 용액에 삼투압이상의 압력을 가하면 역으로 고농도 용액에서 저농도 용액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바닷물에서 담수를 뽑아낼 수 있다.
해수담수화시설은 우리나라의 새로운 수출산업이 되고 있으며, 국내 기업 중 두산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등은 이미 이 분야에서 세계 제1의 기술력으로 중동 등지의 담수화시설 공사를 싹쓸이 하다시피 하고 있다.
해수담수화는 무한의 바닷물을 이용하므로 장래 물부족 해소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구름을 이용한 인공강우도 수자원 확보에 한 기술로 이용되고 있다.
인공강우는 요오드화은이나 드라이아이스와 같은 응결핵을 로켓포나 항공기를 이용해 구름에 뿌려 물분자들이 여기에 달라붙게 되면 비가 되어 내리게 하는 기술이다.
인공강우는 평균 10~20%의 강수 증가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1946년 최초로 인공강우가 시도된 이후 미국·호주·러시아 등 40여개 국가에서 물을 확보하기 위해 이 방법을 사용한 사례가 있다.
중국의 경우 지난 2007년 랴오닝성에서 로켓 2300여발과 항공기 3대를 이용해 8억톤의 인공비를 내리게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에서도 사전에 인공강우를 유도해 개막식 당일 비를 막겠다고 했지만 무위로 그친바 있다.
우리나라도 1963년 항공기를 이용해 인공강우 실험을 실시한 이후 연구를 계속하고 있지만 아직 그 실효성은 낮은 편이다.
이밖에 빗물을 모아 홍수피해를 줄이고, 모아진 빗물로 각종 생활용수로 이용하는 기술도 추진되고 있다. 한편, 홍수방지와 환경보존을 위해 논의 담수기능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새로운 미래 성장산업으로 물이 각광받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이는데.
-최근 물부족 문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수처리, 담수화, 생수사업 등 물 관련 산업이 새로운 미래 성장산업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기업이 앞다퉈 이 사업에 뛰어들고 있으며, 국내 대기업도 이 사업에 관심을 갖고 본격적인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세계적인 물 산업 시장은 연평균 5.5% 내외의 성장을 하고 있고, 2015년께는 1600조원의 황금시장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미국 경제잡지인 포춘(Fortune)은 21세기 물 산업이 석유산업을 추월할 것이라는 예고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국내기업은 해수담수화 분야 외에는 해외 관련기업에 비해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어, 적극적인 기술 개발과 시장을 개척해 한다.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이다. 일상생활에서 펑펑 사용하는 물이 미래에 우리의 목을 옥죌 무기로 도래하기 전에 가정에서도 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논 등 수원 함양기능이 우수한 기반을 갖추고 있는 우리 농업·농촌을 꼭 지켜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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