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야 청년농 - 아쿠아포닉스 ‘서유채 농장’ 홍민정 대표

아쿠아포닉스는 물고기 양식(Aquaculture)과 수경재배(Hydroponics)를 결합한 기술로 물고기 양식과정에서 나온 유기물로 작물을 재배하는 순환형 친환경 농업이다. 물고기 유기물이 비료 역할을 대신해 따로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질소 함유량이 적은 점, 물 소비가 일반 농장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에 친환경 농법으로 주목받으며 점차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 홍민정 대표는 아쿠아포닉스 농법으로 화학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은 건강한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다.

20대에 귀농한 아쿠아포닉스 농법 1세대
“갈수록 건강한 농법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될 것”

아쿠아포닉스 농법 관심으로 귀농 결심
충남 태안의 서유채 농장은 우리나라 아쿠아포닉스 농법 1세대로 불린다. 2014년 포털사이트에 아쿠아포닉스를 검색해도 정보가 많지 않던 시절, 서유채 농장의 홍민정(34) 대표는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새로운 농법과 농사에 도전했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언제까지 다닐 수 있을지, 자신만의 사업을 할 수는 있을지 등의 고민이 많았던 홍 대표는 아쿠아포닉스로 농장을 해보자는 부모님 지인의 제안에 솔깃했다고.

“농사에 대해 잘 몰라서 선뜻 도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서울 토박이에 제 방에서 식물하나 제대로 키워본 적이 없던 홍 씨는 식품관련 회사를 다녔던 덕에 건강먹거리에 대한 관심은 항상 있었다.
“건강한 농산물,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더이상 먹을 것이 없어서 못 먹는 시대는 아니잖아요. 음식은 넘치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토피 등의 질환을 점점 많이 앓고 이것은 먹거리와 관련된 문제인 경우가 상당수고요. 유기농이라는 단어가 우리나라에 자리 잡은 지 10년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이미 지방의 마트 곳곳에도 유기농 코너가 따로 있어요. 저는 이 시장이 10년, 20년 뒤에 더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봐요.”

▲ 서유채 농장 아쿠아포닉스 수조

홍 씨는 답을 아쿠아포닉스에서 찾았다고 말했다. “아쿠아포닉스에 대해 들었을 때 ‘아,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화학비료가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물고기가 폐사해버려서 친환경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밖에 없고요. 이게 정말로 가능한지 싶어 본격적으로 농장을 시작하기에 앞서 미국의 아쿠아포닉스 농장에 방문했었는데, 미국은 이미 우리나라 유기농 매장처럼 아쿠아포닉스 매장이 따로 있을정도로 발달해 있었어요.”

농업관련 단체·기관 발길 이어져 
그러나 연고지 하나 없는 태안으로 내려와 새로운 농법으로 농사를 짓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28살에 태안으로 내려왔어요. 아무래도 생소한 농법이다보니 주변의 시선이 따가웠죠. 아쿠아포닉스 농장자체를 허가받는 일도 굉장히 힘들었고요. 왜 이 나이에 아무도 없는 곳에 와서 설움을 당하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물고기와 미생물, 식물이 어떤 환경에서 어떻게 생태계를 이뤄 농사가 되는지, 어떤 조건에서 더욱 싱싱한 농산물이 자라나는지 수년간 공부하고 연구해 자리 잡기까지 그 과정 또한 녹록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많은 농업단체나 기관이 서유채 농장으로 견학을 온다고. “수조에 필요한 필터 하나가 1천만 원에서 2천만 원 사이에요. 서유채에서는 아쿠아포닉스 유지비를 절감하고 물고기, 미생물, 식물이 하나의 자연생태계를 이루는 적합한 환경을 찾아 보급하자는 생각으로 필터 없이 식물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특허로 가지고 있거든요.” 이러한 서유채만의 아쿠아포닉스 농법에 대해 희망자를 대상으로 교육도 하고 있다. 이미 전국에 12곳에 교육을 받은 교육생들이 농장을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계기로 직거래 확장
서유채는 아쿠아포닉스 농법으로 상추 등의 쌈채소나 샐러드 채소까지 18여 종의 채소를 재배해 5성급 호텔, 카카오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 10코르소코모 등에 납품한다. 셰프들 사이에서는 이미 입소문이 자자하다고. “한 번은 저희 제품이 가격대가 있는데, 계속 쓰시길래 한번 물은 적이 있어요. 저희 제품 비싼데 왜 쓰냐고. 싱싱한게 오래가서 손해도 아니라고 하시더라고요.”

지난해부터는 소비자와의 직거래를 늘리기도 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업장이 운영되지 않으니까 수주가 거의 없었어요. 말 그대로 직격탄이어서 직거래를 좀 더 확대해야겠다고 생각하고 물량을 늘렸죠. 소비자가 1kg당 23000원이어서 판매가 잘 될지 걱정이었는데 반응이 굉장히 좋더라구요. 좋은 농산물을 알아봐주시니까 신기하고 뿌듯하기도 합니다.”

지난해부터는 농장에 스마트팜 기술을 도입하기도 했다. “온실의 온도, 개폐시설, 습도 관리를 자동제어 설정하고 스마트폰과 연동해 놓으니 편리해요. 워라밸 지키면서 농사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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