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구실 노크 - 농촌진흥청 연구운영과 김민영 연구사

▲ 김민영 연구사

인공지능이 작물 수분스트레스 진단·처방
핵심원천기술 확보와 미래 관개시장 선점 기대
농업 사고 패러다임 전환 ‘국제 경쟁력 강화’

 

“기상이변은 예측을 불허하고 있지요. 2018년은 기상관측 111년 만의 최악의 폭염이, 그리고 지난해에는 장마가 한반도를 덮쳤습니다. 폭염, 가뭄 등 물 부족은 언제든 계속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그런 만큼 물 관리 능력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되는 시대라고 할 수 있지요. 물 문제 연구를 위해 미국유학 등 신념을 가지고 일 해왔습니다. 지금은 물관리 시스템에서 많은 기술들을 개발해나가고 있는 상황이지요.
하지만 농민의 입장에서는 첨단 시스템이나 과학보다는 오랜 경험으로 축적된 노하우를 고집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를 설득하는 일도 쉽지 않은 일이지요. 정성을 다해 설득하고, 또 찾아가고 하면서 물관리 기술을 농촌에 적용시키고, 또 농민들이 생산량과 품질 향상으로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서 위안을 삼고, 기쁨도 느끼고 합니다.”

농촌진흥청 연구운영과 김민영 연구사(45)는 지난 2014년부터 기후변화에 따라 작물이 받는 물 부족 스트레스를 센서를 이용해 측정·진단하고, 작물이 필요한 때, 필요한 만큼의 물을 자동으로 주는 시스템 개발 등 농진청의 기후변화에 따른 물 관리 기술개발에 앞장서오고 있다.

▲ 자동관개시스템

김 연구사가 물 관련 연구를 해오면서 ‘자동관개시스템’, ‘작물의 수분스트레스 진단을 이용한 관개시스템 및 방법’ 등 7건의 산업재산권을 등록했다. 또한 ‘물관리가 사과나무 잎의 온도 및 수분스트레스 변화에 미치는 영향 분석’ 등 관련 논문 58건의 학술발표를 비롯해 ‘기후변화 대응 작물 스마트 관개기술’, ‘원예작물 스마트 관개시스템 시범사업’ 등의 자료 발간, 그리고 ‘작물 수분스트레스 기반 자동관개시스템 설치 효과’ 등 영농활용 8건, 정책자료 제출 6건 등 수없이 많은 성과를 냈다.

▲ 열영상 이미지 기반 엽온측정시스템

김 연구사는 이 같은 업무 노력을 인정받아 2019 과학의 날 기념 정부포상 대통평 표창장, 장관상, 한국농기계학회 우수논문발표상 등 다양한 수상의 영예도 안았다.
“우리는 지금 기후변화와 인구증가 등으로 물 부족과 식량안보라는 커다란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2050년 세계 인구는 약 97억 명에 달해 지금보다 약 1.7배의 식량이 더 필요하게 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더 우려스러운 예측은 기후변화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인구 50억 명 이상이 물 부족을 겪을 것이라는 점이지요. 물은 토양, 에너지와 함께 대체 불가능한 자원입니다. 농사는 더 이상 경험이나 직관으로는 불가능한 상황을 맞고 있지요. 정확한 환경 모니터링과 물, 양분 등 적정 제어·관리기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세상이 돼가고 있죠.
따라서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만큼의 물을 공급함으로써 작물 생육을 촉진하고 수확량과 품질을 향상시키는 ICT 기반의 스마트 관개기술 개발은 시대적 요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민영 연구사와 동료들이 국내 처음으로 개발한 스마트 관개시스템은 작물이 스트레스 환경에서 작물이 표현하는 생체반응(엽온)을 직접적으로 측정·분석해 작물 수분스트레스를 진단하는 기술이다. 기존의 관개방식이 토양 내 수분 정보나 대기 온·습도, 일사량 등 작물이 자라는 환경에 집중했다면 김 연구사의 연구는 작물 자체에 초점을 맞춘 방식이라는 점에서 기술적 차별성과 진보성을 가진다는 설명이다.

“스마트 관개시스템은 센서에서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데이터를 인공지능 학습을 통해 분석해 최적화된 물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스마트 관개시스템을 블루베리, 오이, 사과 등 재배에 적용해 본 결과, 수확량(18~34%), 품질(8~64%)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 사용량(25~31%)과 물 관리 노동시간(95%) 또한 크게 줄일 수 있었지요.”

한 마디로 김 연구사가 개발한 스마트 관개시스템은 경험과 직관에 의존한 기존의 물관리 방식을,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획기적으로 개선해 농가의 애로사항을 성공적으로 해결하는 동시에, 한국형 노지 스마트농업을 위한 실질적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발 기술은 ‘자동관개시스템’, ‘작물의 수분스트레스 진단을 위한 관개시스템 및 방법’ 등으로 특허 출원·등록했습니다. 또한 다수의 기업체 기술이전을 통해 산업화도 했지요. 2018년부터 전국 200여 개 농가에 보급해 생산량과 농가소득 증대를 통해 효과를 검증받으면서, 국내 개발 기술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밖에도 신기술보급사업 성과와 파급효과를 분석한 결과, 용이성, 충분성, 확산성 등 기술수용성과 혁신성, 효과성, 신뢰성 등 기술시장성에 있어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이 같은 과학기술진흥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표창과 장관상 등 수상경력도 화려하다.

“전 세계적으로 농업은 사용 가능한 수자원의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물의 비중이 큽니다. 2018년 기준, 세계 관개시장 규모는 약 9426억 원이었으며, 202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16.3%로 성장할 전망입니다. 개발된 스마트 관개시스템을 농업 현장에 확대 적용할 경우, 관행 대비 연간 1조7704억 원의 추가 소득을 얻을 수 있고, 약 540만 톤의 농업용수를 절약하며, 농작물 가뭄 피해 복구 비용 또한 765억 원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이밖에도 스마트 관개기술은 노지 스마트농업을 고도화 지속 가능한 농업 생산기반으로 마련하는데 기여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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