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기로운 집콕 취미생활 - 보태니컬 아트(Botanical Art)

요즘 집콕 생활, 너무 심심하다. 한가한 겨울의 농촌에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와 강추위가 겹치면서 유난히 올 겨울은 마음까지 힘들다. 우울증을 날려버릴 쉽고 재미있는 취미생활이 없을까? 하지만 막상 취미를 배우려면 비용도 많이 들고 금방 포기할 것 같아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부담 없이 이 겨울에 시작해 볼 만한 집콕 취미생활... 한국보태니컬아트협동조합 신소영 이사장은 한 장의 종이에 식물의 일생을 세밀하게 그려 넣는 보태니컬 아트를 농촌여성들이 즐길 수 있는 취미로 강력 추천한다.

▲ 자연의 사계절을 보내는 식물들의 아름다운 모습을 도화지에 그려내면 또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다.(사진은 한국보태니컬아트협동조합 신소영 이사장)

사진 없던 시절, 유럽귀족들이 자신만의 정원과 식물 그림으로 남기려 시작

- 보태니컬아트란?
보태니컬 아트는 식물학이란 뜻의 보태니컬(Botanical)과 아트(Art)를 합친 말로, 식물의 실제 모습을 작가의 감성을 더해 세밀하게 표현하는 장르다. 특히 보태니컬 아트는 신대륙의 발견과 함께 비약적으로 발전했는데, 새로운 대륙을 발견했던 여러 탐험가들이 그곳에 서식하던 고유한 식물들을 신비롭게 여겨 그림과 기록으로 남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식물들을 가지고 온 탐험가들에 의해 유럽의 귀족들은 식물들을 자신의 정원에서 가꾸기 시작했고 아름다운 식물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기게 됐다.

- 농촌여성들에게 보태니컬 아트를 강력 추천하는 이유는?
보태니컬 아트에서 그림을 잘 그리는 지는 중요하지 않다. 자연을 좋아하고 관심이 있고 그려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면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것이 보태니컬 아트다. 도심에서는 예쁜 풀꽃이나 나비, 꿀벌들을 보려면 일부러 시간을 내 나가서 찾아보지 않으면 힘들다. 농촌에서는 집을 나서면 지천에 훌륭한 ‘그림거리’들이 즐비하다. 가까이에 식물을 두고 사계절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식물을 관찰하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상황은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직접 자신이 재배하는 농작물을 그린 그림을 포장재로 활용해 본인의 이름을 건 농산물로 출하한다면 그 보다 더 의미있는 일이 또 있겠는가(웃음)

▲ 신소영 이사장의 2015년 작품 ‘동강할미꽃’

- 식물을 세밀하게 표현하는 것이 쉽지 만은 않을 것 같은데..
실전 식물 그리기는 꽃 한 송이가 있는 식물, 꽃 두 송이가 있는 식물, 꽃 세송이가 있는 식물의 순으로, 그리고 각각 색연필로 그리기에서 채색에 물붓으로, 그리고 펜으로 그리기 등 순서을 밟아 그려나가면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초급자는 잘 그려진 그림을 선택해 복사하거나 트레이싱지를 이용해 본을 떠서 색칠(컬러링)을 하며 접근해도 좋다.
거듭 강조하지만 보태니컬 아트는 식물의 저마다의 고유한 특성을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감성으로 뽑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식물이라도 그림을 그리는 사람에 따라 표현방식이나 강조하는 부분은 달라질 수 있다. 해당 식물의 포인트를 알아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보태니컬 아트를 하게 되면 무심히 지나쳐 버렸던 들꽃이나 포도, 가지 등의 농산물들이 분명 다르게 보일 것이다. 예쁜 풀꽃을 즐겁게 그려보는 그 행복한 순간을 많은 사람들이 느껴봤으면 한다.

- 접근하기가 쉬운가?
종이와 색연필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고 ‘우리 함께 꽃그림’ 등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보태니컬 입문서를 따라 천천히 그리다 보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게다가 요즘은 코로나19로 집중할 수 있는 취미를 찾는 사람이 많아져 유튜브에서도 보태니컬 기초를 설명하는 강의들이 많다. 무엇보다도 색연필이 주는 편안함이 있다. 추천하는 색연필을 스테들러 노리스클럽 36색 수채색연필이다. 가격이 저렴한 편이지만 색상이 선명하고 맑아 아름다운 작품을 그릴 수 있다. 붓을 이용하면 손쉽게 수채화 효과도 낼 수 있다.

- 코로나 블루를 해결할 수 있을 듯 싶다.
식물그림은 마음에 안정을 준다. 주변의 친근한 식물을 관찰하고 표현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좋겠지만 세밀화의 특성상 정교함이 요구되기 때문에 주변의 지인들과 뿌리, 줄기, 열매를 나누거나 스케치와 채색을 분담해서 협업을 한다면 우울증 치료에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 장으로 완성된 그림은 성취감을 줄 수 있고, 가족 안에서 한정된 엄마의 역할에서 벗어나 그림을 그리는 멋진 엄마의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가르치는 수강생들 중에서 가족들을 초대해 소소한 전시회를 열어 행복을 만끽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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