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농가와 소비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작년 10월부터 올 1월28일까지(10시 현재) 전국 가금농장과 체험농원 75곳에서 AI가 발생해 192만2천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됐다. 야생조류에서의 AI 검출 건수도 105건이나 된다.

가금류 살처분으로 계란을 낳는 산란계가 절대부족해지면서 주요 소비 식품인 계란 품귀현상과 가격급등이 심상치 않다. 계란값이 전년 동기 대비 53.4%나 급상승하자 정부가 계란을 무관세로 수입했다. 하지만 국내 대형마트들은 수입 계란 취급을 꺼리고 있고, 농가들도 미국산 계란 수입이 국내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계란의 신선도를 중시하는 국내 유통업계와 소비자들이 이를 선호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AI 확산 방지를 위한 강화된 차단방역의 지속으로 가금농가들도 피로감을 호소하며 방역정책 개선을 요구하고 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AI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한파로 농장소독이 제대로 이뤄지기 어려운 점이 AI 발생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는 판단에 따라 차량·사람 이동이 증가하는 설 연휴 전까지 가금농장 일제소독 캠페인을 연장키로 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고, 농가들은 축산질병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설을 앞두고 우울함만 더하고 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고통을 견뎌야 밝은 내일이 있다는 것을. 정부와 국민 모두의 하나 된 방역 노력이 절실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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