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활개선연합회장 탐방-박명순 고성군연합회장

▲ 천연염색을 오랫동안 해온 박명순 회장은 다양한 문화활동으로 고성을 꽃피우게 하고 있다.

고성에 정착하며 본인 가진 재능을 회원들과 공유
녹차밭 작은 음악회 열고 흥부나들이 다룬 해학극도 준비

첫눈에 반한 고성
포항에 살던 박명순 회장은 강원도 고성으로 여행을 왔다 문암리 일대를 둘러보고 첫눈에 반해버렸다. 선사유적과 고성 8경 중 하나인 천학정, 천년이 깃든 암석 능파대, 백도해변 등 문암리 곳곳엔 태고의 신비와 절경이 즐비했다.

“바람과 햇빛, 나무와 돌 모든 게 마음에 쏙 들었어요. 포항에서 공방을 운영하며 천연염색을 오랫동안 해와서 원래 자연 그 자체를 사랑했었어요. 천연염색을 하면 온천지가 다 재료인데 고성은 좋은 재료들이 널렸더라구요. 고성쑥만 해도 다른 쑥과 색깔과 향기가 달라요. 그래서 큰 고민 없이 고성으로 귀촌을 했어요. 그게 벌써 8년 전 일이네요.”

포항에서도 생활개선회 활동을 했었던 박 회장은 단체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기에 역시 고성에서도 생활개선회 활동을 이어갔다. 그리고 고성에 새로운 문화의 씨앗을 퍼트렸다. 그 씨앗들은 널리 퍼져 고성 곳곳에서 꽃을 피웠다.

향토음식분과에 고성의 옛지명을 따 달홀이란 이름을 붙였다. 강원감자를 주재료로 개발한 음식도 달홀 향토음식분과가 연구한 미역을 품은 감자옹심이를 내놨다. 거기다 생활개선중앙연합회의 케이터링 교육을 접목해 음식을 어떤 그릇에 어떻게 담을지 심사숙고했고, 훌륭한 성과물로 보답했다. 이렇게 달홀 향토음식분과에서 그동안 개발한 음식만 해도 무려 14가지나 된다.

“분과에서 개발한 음식을 선보일 기회가 많았는데 그곳을 찾아주신 군수님이나 의원님들이 앞으로 고성의 향토음식은 생활개선회가 책임져 맡아보라고 할 정도로 응원해 주셨어요. 회장 임기 4년 동안 가장 뿌듯한 순간이기도 했어요. 같이 힘쓴 회원들의 도움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죠. 다시 한번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요.”

일 크게 만드는 박 회장
천연염색에 탁월한 재능을 가진 박 회장은 고성에서도 재능기부 차원에서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교육을 받은 이들은 천연염색을 통해 생활의 활력소를 얻고 있다. 박 회장의 활약은 강사로 끝나질 않았다. 일을 크게 벌이는 걸로 유명한 박 회장은 지난해 가을 무렵엔 3000평의 녹차밭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기도 했다.

“고성날씨가 의외로 따스해서 아름다운 풍광의 녹차밭이 있어요. 코로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하니까 한 고랑에 멀찍이 간격을 띄워 서 있게 했어요. 평소 교류가 있던 지역의 예술가를 초청해 그야말로 황홀한 경험을 회원들과 했어요.”

모든 예술은 연결돼 있다고 했던가. 염색을 하며 영감을 쌓아왔고, 음악에도 열정을 쏟았다. 녹차밭에서 작은 음악회를 열 정도로 음악에 대한 애착이 컸던 박 회장은 고성아리랑 보존회장까지도 맡았다. 그리고 토속민요경연대회에서 회원들과 출전해 입상을 하기도 했다.

박 회장의 열정은 거기서 끝나질 않았다. 로또에 당첨된 흥부의 세상나들이를 그린 해학극의 대본을 직접 쓰고 있는 중이라고.

“일장춘몽이란 작품을 준비하고 있어요. 코로나 탓에 미뤄지고 있지만 대본은 다 썼고, 회원들이 직접 출연도 할 예정이에요. 이전에도 해학극을 회원들과 한 적이 있는데 난생 처음 한 연기에 어찌나 재미있어 하던지. 너무 좋은 추억이라 다시 하잔 얘기가 많았거든요.”

첫눈에 반한 고성에 뿌리를 내린 박명순 회장은 이렇듯 다양한 모습의 문화로 자연스레 스며들었다. 그리고 문화의 씨앗을 고루 퍼트리며 지역 곳곳에서 꽃 피우고 있다. 희망이란 이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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