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자연재해와 벼 재배면적의 꾸준한 감소로 지난해 쌀생산량은 전년대비 23만7000톤 줄어든 350만7000톤이었다. 거기에 코로나19로 늘어난 집밥수요로 20kg 쌀 산지가격은 5만4585원으로 평년대비 32.3% 급등했다. 늘어난 수요에 줄어든 공급으로 가격이 오르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경제작동원리다.

허나 금값 된 쌀값, 쌀값 폭탄이란 자극적 단어로 주요언론은 정부가 나서 가격을 낮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후 실제로 정부는 2월까지 18만 톤을 공급하는데 이어 6월까지 19만 톤을 풀어 쌀값 안정화에 나서기로 했다. 금값이란 쌀값은 여전히 100g 밥 한공기 가격이 300원에도 못 미친다. 하루에 한잔꼴로 마신다는 아메리카노 한잔의 1/10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금값이 아닌 여전히 헐값이다.

우리나라 산업화 발전의 중요한 근간은 저가 농산물 정책이었다. 그렇게 도시와의 소득격차가 벌어진 농촌의 틈은 더 커져 2019년 61.8%까지 떨어졌고, 농업소득 비중도 24.9%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농사지어서 만족할만한 돈벌이가 안되는 건 무슨 진리처럼 돼 버린 현실이다. 농업도 산업이고, 농업인도 엄연한 직업인인데도 수십년째 지속되는 저가의 쌀값을 비롯한 불평등한 농산물 가격은 농업과 농촌의 지속가능성을 가장 크게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다.

2020년은 코로나로 먹거리 중요성을 국민들이 자각한 해다. 중요한 만큼의 합당한 대가를 받는 건 당연한 일이다. 더 이상 1년의 피땀값을 받는 농업인의 희생을 강요하진 말아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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