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농촌으로 간다 –-충북 옥천 귀촌청년 이종효씨

귀촌청년이 연 충북 옥천 카페 ‘토닥’, 주민의 쉼터로 자리잡아

“농번기가 곧 성수기…마을공동체 활성화에 더욱 기여하고 싶어”

▲ 휴식차 고향에 왔다가 농촌 카페를 운영하며 쉼이 있는 삶을 누리는 이종효씨

농번기가 우리 토닥카페 성수기에요.”충북 옥천에 있는 카페 토닥 사장의 말이다. 옥천군 읍내에서도 금강을 따라 한참을 따라 들어가면 나오는 시골마을의 이 작은 카페는 요즘 옥천군의 핫플레이스다.
농촌의 한적함과 여유가 좋아 귀촌했다는 이종효(34) 씨는 마을 주민들이 편안하고 친근하게 차 한잔할 수 있는 쉼의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꼭 농사를 짓지 않아도 농촌에서 주민들과 소통하며 충분히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하는 그의 라이프스타일에 요즘 많은 이들이 열광하고 있다.

옥천딸기 판매합니다

▲ 토닥에서는 이 씨의 아버지가 재배한 딸기를 판매하고 있다.

‘토닥’ 입구에는 수북이 쌓인 딸기가 눈에 띈다. 카페의 주력메뉴 또한 딸기주스, 딸기라떼, 딸기와플. 모든 딸기 메뉴는 아버지가 직접 농사지은 딸기로 만들어진다. 농민의 아들답게 인심이 후해서일까. 음료 제조에 딸기를 아끼지 않고 듬뿍 넣다 보니 그 맛이 좋아 옥천군 안내면 주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내친김에 한쪽에선 아버지가 재배한 딸기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카페에서 믹스커피를 찾는 어르신들 위해 메뉴를 개발하기도 했단다. ‘맥심쉐이크’라고 믹스커피와 우유, 얼음을 섞어 만든 이 메뉴는 농번기에 특히 인기 폭발이다. 이외에도 초등학생 손님을 위해 멜론시럽과 사이다를 섞은 ‘멜사’ 등으로 카페 ‘토닥’은 2017년 오픈 한달 만에 안내면 주민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메뉴를 살피며 주민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이 씨의 마음이 느껴졌다. 멋진 풍광에 반해 한 번 들러보는 교외의 카페가 아니라 마을주민들이 자신이 만든 음료를 즐기고 소통을 했으면 하는 공간을 바라는 것 같았다.
주민들이 좀 더 자주 들러줬으면하는 마음에 커피값을 2500원으로 책정하고, 옛날 게임기를 들여놓은 그는 초등학생들의 방문이 늘자 올해부터는 학생들을 위한 피카추 돈가스, 떡볶이 등 한 쪽에서 분식도 판매한다. 카페 하나 없어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는 읍내로 나갔어야 하는 이 시골마을에 귀촌한 한 청년이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주민 맞춤형 메뉴에 가려졌지만 카페 토닥의 커피 맛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토닥의 모든 커피는 사장님의 핸드드립이다. 8년 경력으로 정성을 다해 내리는 아메리카노를 찾는 주민들이 점점 늘고 있어 뿌듯하다고.

대세는 하경(京)이다

▲ 이종효 사장은 카페 토닥이 마을 주민들의 쉼과 소통의 공간이길 바란다고 말한다.

이 씨는 에니메이션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더 큰 세상을 꿈꾸며 무작정 상경한 그는 무대예술 업계에서 일하며 자신의 꿈을 키워나갔다.
“일은 재미있었어요. 그런데 월급을 받아도 쓸 시간이 없을 정도로 일만 했죠. 새벽 출근은 일상이고요. 뿐만아니라 어딜 가든 사람이 많다 보니 일이 아니여도 일상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컸어요. 어느 날 고향에서 한 달만 쉬다와야겠는 생각으로 옥천으로 내려왔는데, 다시 안 올라갔어요. 이곳이 너무 좋았거든요.”
치열하게 해 온 만큼 버티지 않은 게 아쉽진 않았을까.
“제 전공도 그렇듯이 저는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껴요. 그러기에 이곳은 최적의 장소죠. 지금 충분히 행복합니다. 서울에 있을 땐 제 생활, 제 일만 바라봐야 했는데 이곳에서는 주변에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것도 좋고요. 만약 서울에서의 삶이 너무 버거운 청년들이 있다면 요즘 지자체에서 하는 일 년 살기 등을 추천합니다. 자신이 무엇에서 행복을 느끼는지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거에요.”

고향에 내려와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는 그였지만 그는 지역사회 마을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힘쓰고 있었다. 지역의 행복교육사업 등에 참여해 지역 학교에 벽화를 그리고, 지난해에는 지역청년들끼리 모임을 결성해 청소년 기본소득이라는 의제로 청소년이 살기좋은 지역사회를 함께 고민 중이라고.
“고향에 내려와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마음껏 하고 있어요. 대세는 하경(下京)입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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